(사람 인_바다의 아들) 지금하거나, 영원히 하지 않거나
(사람 인_바다의 아들) 지금하거나, 영원히 하지 않거나
  • 임다빈 수습기자
  • 승인 2017.06.07 18: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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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어디에 있을까?

_소년 틸틸과 소녀 미틸은 늙은 요정의 부탁을 받고 아픈 아이의 행복을 위해 파랑새를 찾아 먼 길을 떠난다. 하지만 파랑새를 찾지 못한 채, 집에 돌아온 그들은 다음날 아침 집안 새장에서 파랑새를 발견하게 된다. 우리대학 이동근(해양체육학과•12)학우는 스스로 틸틸과 미틸이 되어 오토바이로 유라시아를 횡단하며 파랑새를 찾아 나섰다.

▲ 그가 여행한 곳

5달의 긴 여정, 그리고 시작

_세상은 돈을 버는 방법을 알려주었지만, 어떻게 살아야 행복한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찾아 떠나기로 결심했다. 편안한 여행이 아닌 오토바이를 타고 횡단을 결심한 이유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생각을 수집하기 위한 그만의 방법이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대륙을 횡단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만, 그에게 대륙 횡단은 목적이 아닌 단지 행복을 찾는 수단이었다. 그는 자신의 여행이 “도전정신보다는 스스로의 삶을 발견하는 하나의 과정이었다”고 말했다. 또한 타인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식을 자신의 지혜라고 착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깨우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순탄치 않았던 여행 준비 

▲ 여행 중인 그

_여행을 위해 휴학을 한 뒤, 6개월은 조선소에서, 4개월은 고깃집과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을 하며 항공료와 여행경비를 벌었다. 하지만 10개월간의 아르바이트보다 힘들었던 것은 여행자체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는 “오토바이에 의지해서 대륙을 횡단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컸고, 무엇보다 부모님이 반대하셨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는 삶이란 것은 누군가 알려줄 수도, 느끼게 해줄 수도 없다고 믿었다. 결국 그는 부모님께 자신의 의지를 보여드리며 설득했고 여행을 떠났다.

여행 중 만난 행복들

 

▲ 핀란드 교수와의 대화

_여행은 러시아에서 시작했다. 러시아는 살인적인 추위를 자랑하는 나라이다. 시베리아 쪽을 지날 때는 추위를 견디기 위해 옷을 9겹씩 입으며 여행을 했다. 여행 중엔 여건이 여의치 않아 라면스프를 넣어 죽을 끓여 먹거나 마카롱, 초콜릿을 먹으며 버텼다. 잠도 여행지의 여관에서 머물기 어려울 때는 비박을 하기도 했다. 기본적인 의식주가 힘든 상황이 계속 되었지만 그는 “스스로 견뎌내야 하는 여행이었지만 그 중 만난 사람들은 행복에 대해 이야기 해주었고 매우 감명깊었다”고 말했다.
_기억에 남는 일화 중 하나는 핀란드 교수와의 대화였다. 행복에 대해 묻는 그의 질문에 핀란드 교수는 “나눔이 곧 행복이다”고 말했다. 사람이 재화로 갖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누군가에게 나누는 것은 스스로 한계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 말은 그에게 감명을 주었고, 여행 중 나눔을 실천하며 몸소 행복을 느끼기도 했다. 그 중 하나는 유럽의 지하철역 옆에서 만난 시리아 난민들과의 일이었다. 그는 지나가다 난민처럼 보이는 시리아가족에게 자신도 여유가 없음에도 피자 두 판을 사주었다. 허겁지겁 피자를 먹기 바빴던 그들의 모습을 회상하며, 그는 “고맙다는 인사말조차 없었지만 하루 종일 마음이 든든했다”고 말했다.

그의 파랑새는? 

▲ 끝나지 않은 그의 여행

_과연 그는 행복을 찾았을까? 그는 “현재를 산다는 것이 행복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이 행복이라는 것을 미래에 걸어두고 행복 자체가 인생의 목적이 되곤 한다”며 “그러나 행복 자체가 목적이 되는 순간, 현재의 삶은 행복해 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자신 역시 행복을 찾아 떠났지만 결국 행복은 자신의 삶, 바로 그 곁에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_“지금하거나, 영원히 하지 않거나” 그의 인생 좌우명이다. 긴 여행을 통해 행복을 깨달은 그는 올해 8월 17일 북미로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러 떠난다. 그가 말하는 우리의 행복은 저 먼 곳이 아닌, 바로 우리 곁에 있다. 파랑새가 가까이 있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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