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의 붕괴, 국가의 무관심, 예비 해기사의 슬픔.
해운업의 붕괴, 국가의 무관심, 예비 해기사의 슬픔.
  • 해양대신문사
  • 승인 2017.09.0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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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혹자는 말한다. 배 타러 가는 거, 돈 많이 버는 거 아니냐고. 요즘 시대에 행복한 줄 알라고. 하지만 해사대학에 재학하는 학생들은 알 것이다. 그리 밝지만은 않은 현실이 우리를 기다린다는 것을... 해운업은 국가기간산업으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배경으로 수출업의 최전방에서 전쟁을 하는 업종이다. 슬프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실상은 그렇지 않다. 가까운 나라만 봐도 대만·중국·일본은 정부차원에서 해운업을 살리기 위하여 자국 내의 선사들의 합병을 추진하고 있고, 이를 통해 최근 독과점 체제 구축을 위해 세계 해운시장에서의 무한 치킨게임 양상을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공략하고 있으며, 점차 안정화된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어떤가? 먼저, 글로벌 선사들의 덤핑공세에 죽어나갔던 한진해운을 다시 생각해보자. 물론 국민의 세금이기 때문에 함부로 사기업에 지원 할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한진해운이 가졌던 물동량을 최대한 한국기업이 차지해도 모자랄 판에, 전혀 개입하지 않았고, 물동량을 해외선사들에게 넘겨줬다.


_국가에서 나서는 게 불가능하다고? 최근 일본의 도시바메모리 매각에 일본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보고오자. 많은 전문가들이 지나간 일을 교훈으로 삼아,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해운업을 살려야 한다고 말했지만 아직도 국가에서 제대로 된 지원방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아, 국내 선사들의 합병을 통한 경쟁력의 확보는 커녕 선사들 끼리 모여 최소한의 생존방안을 찾아보고자 한국해운연합 업무협약 체결 식을 진행하고 있는 실상이다. 도대체 왜 우리나라는 해운업에 대해서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은 하지만, 막상 제대로 된 지원은 없는 걸까? 왜 특정산업에 지원을 한다고 하면, 입에 거품을 물고 자기업종이 아닌 다른 업종에 세금을 쓴다고 난리일까? 

 
_나는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해운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국민들의 무지와 무관심에서 시작 되었다고 생각한다. 각각의 산업은 하나의 섬이 아니다. 모든 산업은 이어져 있다. 단적으로 보면, 해운업은 수출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뿐더러, 조선업과 연관이 깊으며, 조선업의 종사자들은 지역경제의 소비주체가 되어 내수시장을 살린다. 이러한 사안을 모두가 한번쯤은 생각해보고, 자신의 일처럼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다. 이대로라면 항구지역의 경제는 점점 암울해지고, 가까운 미래에는 붕괴 될 것이다. 부산과 목포지역의 경제가 달려 있는 업종이다.

_이제 누가 조선업에 종사 하려하고, 청춘을 바다에 바치러 해기사가 되기 위하여 해양대학교에 진학 하겠는가? 해기사들의 설 자리는 점점 줄어들고 있고, 임금도 상대적으로 줄고 있으며, 3D 업종이며, 인식은 바닥을 쳤고, 점점 학생들은 해사대학에 오려고 하지 않는다. 국가는 현역병 수가 부족하다며, 승선근무예비역을 줄이려 한다. 입학인원은 늘렸으나, 혜택도 점점 줄어가고 일자리도 부족해지고, 아무도 자부심을 가지며 배우려 하지 않는다. 양성되는 해기사의 질은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질 것이고, 그만두는 해기사들의 자리를 채우고자 똑같은 수의 해기사를 다시 뽑아도 선사들의 생산력은 떨어질 것이며 이 때문에 오래된 배를 사용해가며 조금이라도 이익을 보려하고, 최근 ‘스텔라 데이지호‘ 침몰사고처럼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하며 다시 해기사에 대한 인식은 안 좋아지고 점점 악순환이 반복 되는 것이다. 이렇게 간다면 선사들도 한국인 해기사를 점점 더 쓰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즉, 내수시장의 크기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_뭐 한국인 해기사는 실력이 없다고? 그래서 외국인 해기사를 태우는 거라고? 제발 국가에서 먼저 예비해기사들을 지원해주고, 직종에 대한 인식을 개선시켜주고, 안정적인 해운산업의 미래를 보여주어서, 승선근무예비역이 끝나자말자 다른 업종으로 가려는 노력이 아니라 안심하고 해기사의 능력을 기르게 해주고 말하면 좋겠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다보니 전달력이 부족하거나, 내용이 깔끔하지 않을 수도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모두가 관심을 가져 청년 해기사들의 눈에서 눈물이 나오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다. 해기사들의 밥통을 굳건하게 해달라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부족한 지원과 잊혀져가는 기피업종이 된 해운업. 수출산업의 최전방에서 국가의 지원을 바탕으로 밀고 들어오는 해외선사들과 고군분투하는 선사들과 해기사들에게 손을 내밀어 달라는 것이다. 그들은, 우리는 외로운 타지 바다에서 국가를 위해 일하는 사람들이다. 주위에 해운업은 중요하다, 청년 해기사들이 받는 대우는 열약하다는 말 한마디가 지금 문제의 돌파구가 아닐까.

오지석(해사IT공학부·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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