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전 8기의 강사제도 개선안, 마지막이 될까?
7전 8기의 강사제도 개선안, 마지막이 될까?
  • 김남석 기자
  • 승인 2018.10.09 11: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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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조선대학교 시간강사가 부당한 처우를 비관하며 목숨을 끊은 후 시
간강사의 처우 개선이 공론화되었다. 이후 2015년에는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라는 책이 출판되어 큰 반향을 일으키는 등 시간강사들의 처우에 대한 사회적 공
감대가 형성되었다. 그리고 지난 9월 3일 ‘대학 강사제도 개선안’이 발표되었다.
이 개선안은 대학의 시간강사와 대학 관계자가 합의한 개선안인 만큼 지난 개선
안들보다 의미가 있고, 그만큼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받고 있다. 이 개선안은
시간강사들에게 어떠한 변화를 가져다주게 될까?
ㅣ 시간강사 처우에 대한 반향을 일으킨 도서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ㅣ
ㅣ 시간강사 처우에 대한 반향을 일으킨 도서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ㅣ
ㅣ 비정규교수노조의 개선안 지지 기자회견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제공) ㅣ
ㅣ 비정규교수노조의 개선안 지지 기자회견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제공) ㅣ

 

가장 진전된 강사제도 개선안

ㅣ 공과대학 1호관에 위치한 시간강사 휴게실 모습 ㅣ
ㅣ 공과대학 1호관에 위치한 시간강사 휴게실 모습 ㅣ

_'대학 강사제도 개선안’(이하 개선안)에 대한 움직임은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도 ‘유예 강사법’, ‘보완 강사법’ 등 대학 시간강사의 처우 개선을 위한 법안이 여러 차례 발의되었다. 하지만 대학 측은 물론이고 당사자인 시간강사들의 강력한 반발 속에 결국 실행되지 못했다. 기존 안이 받아들여 지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근본적으로, 시간강사들의 고용 불안정을 해소해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예 강사법’이나 ‘보완 강사법’에서는 강사의 임용 기간을 ‘1년 이상’으로 한다고 명시했음에도, 1년의 계약 기간이 끝나면 다시 고용이 불확실해져 유명무실한 법이라는 평가를 들어야 했다.
_ 하지만 이번 개선안에서는 기본 1년을 고용한 후 특별한 예외 사항이 없을 시 2년 재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우리대학에서 교양 수업을 담당하는 시간강사 A 씨는 “기존의 한 학기씩 계약하는 것보다는 더 안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 같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_ 개선안의 핵심은 대학 강사에게 ‘교원’의 지위를 부여하기로 한 것이다. 교원 지위를 얻게 된 것은 고용 불안정 해소의 연장선에 있다. 시간강사가 교원이 되면 강사의 임용 기간이 보장되고, 해당 기간에 의사에 반하는 면직 등 불합리한 대우를 막을 수 있다. 기존과 다르게 *소청심사권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수업과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다.
_ 그밖에도 이번 ‘강사제도 개선안’에는 지금까지 대학별 자의적으로 정하던 강사의 임용 기간, 임금 등을 대통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해서 대학의 부당한 강사 운영을 제어할 수 있게 했다. 또한, 시간강사가 방학 중에도 임금을 받을 수 있게 할 뿐 아니라 계약 종료 후 퇴직금을 받을 수 있게 했다. A 강사는 “학기종료 후 계절학기를 제외하면 돈벌이 수단이 마땅치 않았는데 이번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기존보다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변화된 개정안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ㅣ 대학강사제도 개정안 주요 내용 (중앙일보 제공) ㅣ
ㅣ 대학강사제도 개정안 주요 내용 (중앙일보 제공) ㅣ

 

아직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하지만 일부 강사들은 이번 개선안이 오히려 시간강사들에게 독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사제도 개선안으로 인한 비용 상승으로 고용불안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 소재 Y 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2012년 강사법 개정안이 처음 발표되었을 때 다수의 사립대에서 시간강사 규모를 약 40% 감축했다”고 전했다. 재정적인 부담을 느낀 대학이 먼저 시간강사 수를 줄이는 것이다. A 강사 역시 “이번 개정안으로 과거처럼 강사 수가 줄어들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이상룡 부산대 분회장은 “제도적으로는 이번 개선안으로 인해 일자리가 감소할 가능성은 없다”며 “오히려 강사 및 겸임 교원, 초빙 교원의 강의시간을 제한하고 있어 강사들의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일자리가 줄어든다면, 이는 강사의 임용을 불편해하는 대학의 문제”라며 해당 주장을 일축했다.

 

더는 짜낼 돈이 없는 대학

 한편 대학가에서는 이번 개선안에 따른 재정 문제를 우려하고 있다. 전국국·공립대학교수회연합회에서는 입장문을 통해 “국·공립대의 최근 5년간 등록금이 0.55% 인하된 상황에서 이번 개선안에 따른 재정적인 부담을 대학에만 떠넘긴다면 결국 대학 강사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4년제 일반대학 협의체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서는 이번 개선안으로 연간 약 3,000억 원 이상의 추가 재정 소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뿐만 아니라 전문대학 협의체인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에서는 이번 개선안으로 연간 736억 원의 추가예산이 필요하다며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한편, 교육부에서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강사법 관련 예산 600억 원은 ‘지원 근거 부족’을 이유로 전액 삭감된 상태다.
_ 우리대학은 아직까지 이번 강사제도 개선안에 대해 구체적인 대응을 하고 있지는 않다. 교무과 관계자는 “이전에 강사제도 개정안이 발표되었을 때는 TF를 구성하는 등의 대비를 했었다”며 “지금까지의 개선안이 실행된 적이 없고, 현재의 개선안에 대해 다수 사립대와 전문대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어 현재까지 우리대학에서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밝혔다.

 

시간강사들의 열약한 대우는 최근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몇십 년간 시간강사들은 ‘비정규직 교수’라는 이름 아래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며 근무해왔다. 즉 그들은 학생에게는 ‘교수님’이지만, 학교에서는 ‘학기마다 계약하는 강사’일뿐이었던 것이다. 많은 시간강사의 에세이에 ‘불안전한 고용’에 ‘연봉 1000만 원’을 받으면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간다고 적혀있는 것은 허풍이 아닌 현실이다. 비정규직 제로 사회를 외치는 오늘날, 우리대학 전체 수업의 20%를 맡은 시간강사에 대한 비정상적인 처우에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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