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라 집주인 갑질 이야기
빌라 집주인 갑질 이야기
  • 장영경
  • 승인 2022.05.05 21: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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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최근 주택 관련 분쟁이 학생사회를 또다시 흔들었다.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일부 주택. 어떤 일이 있었는지 먼저 들어보자.

 

_친구와 함께 들뜬 마음으로 자취를 시작하게 된 세입자 갑 씨. 입주하자마자 당황스러운 장면을 마주한다. 6만원가량의 청소비를 주었음에도 청소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창틀의 먼지, 바닥의 때와 기름, 커피포트 안 바퀴벌레 사체까지, 결국 갑 씨는 자신의 가족 및 친구 가족까지 모두 불러 다시 청소했다. 지불한 금액에 비해 만족스러운 청소를 받지 못해 억울했지만, 이 정도는 그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넘겼다.

_입주한 지 일주일 차가 되던 즈음. 갑 씨는 또 한 번 곤란한 경험을 한다. 샤워를 마친 후 화장실을 나오는데 아무도 없어야 할 집안에 누군가 서 있던 것이다. 룸메이트인 친구는 본가에 간 상황. 갑 씨는 놀란 마음을 붙잡고 신원을 확인했다. 그는 자신을 경비원이라 소개하며 베란다 수리를 위해 왔는데 노크를 해도 대답이 없어 마스터키로 열고 들어왔다고 말했다.

_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이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빌라 관리인은 여러 차례 갑 씨의 집을 드나들었다. 갑 씨는 자신이 여태껏 당연하다고 생각해온 상식이 무너지고 있음을 느꼈지만, 세입자로서 참아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했다.

_그렇게 시간이 흘러 11월, 날이 추워져 난방을 요청했다. 11월부터 달마다 난방비를 받고 난방을 틀어 주기로 약속한 계약서의 내용에 따른 정당한 요구였다. 하지만 집주인은 빌라 구조를 핑계 삼아 요청을 거부했다. 여러 차례 요청해도 똑같은 답변만 반복됐다. 결국 갑 씨와 친구는 추위 속에서 한 달을 내도록 버텨야 했다.

_난방은 계약 만료 기간을 2주 남긴 시점에서야 돌아갔다. 12월에는 쉬이 틀어 주리라는 기대와 달리, 갑 씨와 친구가 또다시 여러 차례 반복하고 강조하여 호소한 끝에 얻게 된 온기였다.

_계약이 끝나고 3일 뒤, 갑 씨는 입금된 보증금을 보고는 끝내 분통이 터지고 말았다. 집주인이 2주 틀어 준 난방에 2달 치 난방비를 매겼고, 입주 전부터 물이 새 나오던 세면대 수리 비용까지 갑 씨에게 청구했기 때문이다.

_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갑 씨는 울분을 토하며 자신의 피해를 주변 사람에게 알렸다. 원룸 선택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갑 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피해자는 다시 생기고 말았다.

2달치 난방비 및 각종 비용이 빠져나간 내역. 제보자 제공

#2 을 씨 이야기

_군대 전역 후 올해 복학하게 된 을 씨. 타지에서 와 자취를 위해 집을 알아보던 중 학교 홈페이지 B 빌라 공고를 보고 직거래로 계약했다.

_을 씨는 좋은 조건에 사진으로 첨부된 내부 공간도 만족스러워 연락했으나, 건물 공사가 2월 말에 끝나니 3월 1일에 입주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그러나 집주인은 계약을 원한다면 당장 계약금을 보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세를 주겠다고 말하며 을 씨를 재촉했다. 을 씨는 집을 미리 둘러볼 수 없고 개강 하루 전날 이사해야 하는 사실이 걱정스러웠으나 좋은 조건의 집을 놓칠까 싶어 가계약했다.

_그리고 약속한 당일이 되어 짐을 싸 들고 도착했더니.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이었다. 집주인은 조금 있으면 끝난다며 호언장담을 하고는 계약서부터 쓰기를 요구했다.

_하지만 공사 잔해로 인해 짐 놓을 공간은 물론 발조차 디딜 수 없는 집안. 도저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던 을 씨는 집주인에게 여러 차례 항의하며 최소한의 주거환경을 보장해달라 요청했다. 그러나 집주인은 손바닥 뒤집듯 말 바꾸기에 바빴다. 을 씨는 환경적 불편함과 정신적 스트레스로 인해 제대로 학교생활을 시작할 수가 없었다.

_광고도 현실과 달랐다. 빌라는 신축 새 건물이 아닌 리모델링을 한 것이며, 전기세는 영도 가구별 평균 전력 사용량보다 약 5배 높게 측정해 청구, 밥 제공은 옛날얘기라며 회피하는 등 광고 내용 중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달랐다.

_공사판의 집안을 본 을 씨의 한 이웃은 참다못해 계약 취소를 요청했다. 그러나 집주인은 살기 싫으면 나가라며, 계약금은 돌려주지 못한다고 말했다.

_을 씨는 “계약 전 집주인은 집 구조와 비용 책정에 대해 전혀 설명해 주지 않았으며, 이러한 사실을 모두 알았더라면 절대로 B 빌라와 계약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입주 2일 후, 공사 잔해로 가득한 부엌. 제보자 제공
복도 역시 잔해로 가득하다
당시 실내 방 바닥. 본드가 그대로 남아있다.

*위 내용은 학우들로부터 신문사로 직접 들어온 제보 내용입니다.

 

학교 주변이 다 이런가?

_위 사례에 관하여 본지가 주변 임대업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C 임대업자는 “청소비를 받는 경우 세입자가 청소하기 어려운 곳까지 해주는 게 통상적이며, 수리를 위해 집안을 둘러봐야 할 때는 세입자의 허락을 당연히 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전기세에 대해서 스마트뷰 오피스텔 김대흥 씨는 “집마다 한국전력공사 고지서를 받는다”며, 파란채원룸텔 D 씨는 “중앙난방을 쓰는 우리는 각 집에 계량기가 달려있고, 쓴 만큼 책정하며 많이 써도 2만 원 이내로 나온다”고 답했다. 한편, 입주일에 세입자가 정상적인 주거 활동을 못하게 되는 피치 못할 상황이 발생할 시에 대해서 기림고시텔 손주연 씨는 “입주일을 미루거나 전액 환불해준다”고 답했으며, D 씨는 주변에 머물 곳을 지원해주는 등의 편의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예방 및 해결 방법은?

_영도구 소재 E 공인중개업자는 위 사례를 보고 “아직도 이런 곳이 있냐” 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민원이나 신고를 해야 할 사항이지만, 학생이 을의 위치에 있다 보니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두 가지를 조언했다. 먼저 직거래를 원할 시엔 “귀찮더라도 많이 돌아다니면서 시세를 파악해야 한다” 즉, 시세보다 저렴한 곳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공인중개소를 이용하는 것이다. “중개업자는 기본적으로 좋은 집을 먼저 보여준다” 며, “안 좋은 집을 소개했을 때는 중개업자도 어느 정도의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_영도구의회 동삼동 관할 김기탁 의원은 실질적인 해결을 위해선 학생 대표자와 주민 대표자가 나서야 한다고 답했다. 위 사례를 읽고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구청에서 학생 대표와 주민 자치 대표가 함께하는 간담회를 마련하여 해결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_매년 신입생이 들어와 구성원이 자주 바뀌며, 학교생활 동안 머물 곳을 찾기에 거주 기간이 길지 않다는 특성을 가진 대학가 자취촌. 더 이상의 피해 발생을 막기 위해 누군가는 조치를 취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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