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쉼터, 학생상담센터
우리의 쉼터, 학생상담센터
  • 김예진 기자
  • 승인 2022.06.10 18: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상담센터에 위치해 강연이나 단체 상담을 겸하는 공간 <사진=김예진 기자>
▲ 상담센터에 위치한 소규모 단체 상담 공간 <사진=김예진 기자>

 

_어울림관 4층의 학생상담센터는 학생들이 개인 상담과 집단 상담을 받고, 특별 강연을 청취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다. 학생상담센터의 업무를 소개하고, 상담사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학생상담센터 황진원 상담가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상담센터,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

_상담센터의 핵심 업무는 학생 상담이고, 심리검사 같은 다른 매체가 동반되어 상담이 진행되기도 한다. 심리와 관련된 비교과 프로그램들도 센터가 운영하고 있다. 주요 기획 프로그램은 집단 상담 프로그램인데 같은 문제나 관심사를 가진 10명 이내의 내담자들이 모여서 상담을 하는 프로그램이다. 상담사에 따르면, 집단 상담은 유사한 상황을 둔 학생들끼리 모이다 보니, 회기가 진행될수록 자연스럽게 서로를 개방하는 효과가 발휘되는 장점이 있다고 보았다. 다른 프로그램으로 미술·영화·그림책·타로 카드 심리 상담과 심리 특강이 기획되기도 한다. 작년에 실시하기도 한 멘토링 프로그램을 이번 2학기에 운영할 예정이다.

  

_센터 안의 특이점으로는 해사대학 상담실이 있다. 해사대학 특성 상, 학생이 어려운 상황에 노출되거나 적응의 문제를 겪었을 때, 개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 그렇기에 그들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을 진행하고, 승선 생활을 하는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해사대학생이나 일반 대학생뿐만 아니라 대학원생과 외국인 유학생, 교직원 등 다양한 내담자들과 상담하며 상담실이 운영되고 있다. 

 

Q. 학생들의 주된 고민 분야와 많이 하는 심리 검사는?

_학생들의 고민 분야는 전공·학교·학과 선택이나 졸업 후 취업 등의 전반적인 진로 문제가 많았고, 올해 들어 학교생활이 제대로 대면 수업이 시작되면서 느끼는 대인 관계 문제나 학교생활 적응 문제에 대한 고민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주로 하는 심리 검사는 성격유형 검사(MBTI), 다면적 인성 검사(MMPI, 정신 병리에 대한 전문 지표를 통해 객관적인 수치를 측정한 진단을 내리고자 실시하는 검사)도 많이 하는 편이다. 진로 검사, 투사 검사, 문장 완성 검사 등 여러 검사가 상담과 병행되고 있다. 상담 없이 심리 검사만 단독으로 하는 경우에는 전문성 없이 왜곡된 검사 해석을 하기 쉽기에 올바른 자기이해를 하기 위해 검사에 대한 해석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상담을 신청하는 방법은?

_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상담 신청을 하는 학생들이 많고, 한국해양대학교 학생상담센터 카카오채널로 연락하는 방법도 있다. 학생들이 비교과 심리 프로그램에 참여하다 개인 상담으로 연계되기도 한다. 상담은 평균적으로 1주 1회를 하여 약 10회기(회차), 1회기당 50분 정도이다. 10회기가 종결되고, 그 후의 내담자 상황을 점검하기 위한 후속 상담에서 문제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으면 재상담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 해양대 학생상담센터의 황진원 전문상담가 <사진=김예진 기자>

전문상담사가 되기까지

_예전 직업은 특수 교사였다. 장애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10여 년간 했는데 굉장히 고된 과정을 거쳤다. 그러다 보니, 나 자신의 심리와 마음 건강을 돌보고 싶어 대학원에서 상담 심리를 전공하게 되었다. 내 마음 건강을 위해 대학원 공부를 한 계기가 연결되어, 특수교사의 일을 그만두고, 퇴직하면서 상담사의 길로 전직했다.

 

_전문 상담사는 기본적으로 대학원 과정을 마쳐야 한다. 학부 과정에서 상담학은 없기 때문에 상담 심리와 관련된 전공을 수료하고, 상담과 관련된 국가·학회 자격증이 필수적이다. 또한, 전문상담사가 되어도 끊임없이 공부를 계속 배워 나가야 한다. 상담자의 상담 활동을 지도 감독하는 역할을 맡은 슈퍼바이저에게 상담 수법에 관한 점이나, 보완점 등을 조언받기도 한다.

 

상담사로서 고충

_코로나19로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라 상담사는 적은데, 그에 비해 상담을 원하는 친구들이 많아져서 힘든 면이 있고, 공통으로 상담사들이 모두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상담사의 소진이다. 내담자가 와서 하는 어려운 얘기를 3~4시간씩 듣고 다음 주까지 잊지 않아야 하는데, 내가 받은 내담자의 어려운 이야기를 내 나름대로 소화해서 내 개인적인 삶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정돈하고 퇴근해야 하지만, 어느 날은 그게 잘 안될 때가 있다. 그러한 부분들에 있어서 소진되지 않도록 자기 관리 노력을 해야 하는 지점이 어렵다.

 

내담자로부터 받는 마음들

_상담을 내담자의 보이지 않는 부분을 다루어야 하므로 객관적인 수치로 나타나지는 않는 어려운 부분이 존재한다. 하지만, 내담자들이 상담을 마친 후 상담에 대한 감사 인사나 상담이 좋았다는 후기를 보내줄 때가 있다. 그런 이야기들을 통해서 내담자들이 상담을 통해 성장했고, 마음 건강을 잘 챙겨서 돌아가는 거 같아 보람을 많이 느낀다.

 

_주로 말을 통해 상담하지만, 미술 심리를 공부하기도 해서 그림이나 점토 작업을 통해 미술 심리 상담을 할 때가 있다. 미술을 통한 상담을 할 때는 의식적으로 정리하는 말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무의식적인 이야기를 드러낼 수 있는 장점이 존재한다. 미술 작업을 유독 즐겨주는 학생들이 있었는데, 학생들의 다양한 표현을 보면서 서로 성장하는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존재한다.



상담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_경청하는 입장에서 잘 들어주는 것이 주요한 기본이 되어야 한다. 상담 공간에서는 주인이 내담자가 되어야 하기에 상담이라고 해서, 조언하거나 가르치려고 하는 행동을 주의 깊게 경계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답을 요구하는 내담자도 있지만, 그 답을 스스로 찾도록 도와주는 것을 전제해 만나려고 애쓰고 있다.

 

_대부분 문제가 있어서 상담을 오지만, 그 문제를 상담사가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스스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 대신 해결하는 과정을 함께 하며 문제를 객관·타당화해주는 것들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힘을 채워주는 역할을 상담사가 한다고 본다. 궁극적으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상담을 받는 것이지만, 나에게 이런 힘이 있었구나, 없어도 누군가에게 지지받으며 힘을 기를 수 있구나 등 자신을 깨달으며 자기 이해를 하는 것 또한 중요한 과정이다.

 

상담가로서 바라는 목표

_내 입장에서는 주요 내담자인 학생들을 여럿 만나지만, 학생은 상담가인 나 하나를 만나는 입장이다. 그렇기에 그 학생에게 인생에서 단 하나의 상담일 수도 있겠다는 마음가짐을 갖고, 내담자를 유일한 존재로 보고, 가치 있게 대하는 것을 중요한 원칙으로 삼으려고 한다.

 

학생들에게

_상담을 특별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힘들어서 상담을 오지만, 상담받을 정도는 아니라면서 오는 학생들이 오기도 한다. 그렇지만, 상담받을 정도라는 건 없다. 건강해도 어떠한 고민이 있을 수 있고, 최근 들어 이런 점이 힘들지만, 다른 것은 괜찮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현재 상황이 어렵지 않아도 자기 자신을 위해서 평생 한 번쯤은 상담을 받아보기를 권한다. 상담은 좋은 자기 성장·성숙 도구다. 그렇기에 상담센터의 문턱이 낮아졌으면 하고, 만만하게 여기고 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