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대학 쓰레기 수거의 현주소
우리대학 쓰레기 수거의 현주소
  • 서채연 기자
  • 승인 2022.10.1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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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우리나라도 더 이상 기후변화 안전지대가 아니다. 유엔 산하 기구 IPP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가 올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년 폭염 일수도 전국 평균 8.8일에서 오는 2040년까지 최소 16.9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또한 국립수산과학원의 ‘2022 수산부문 기후변화 영향 및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기후 변화에 따라 우리나라 해역은 지난 54년간(1968~2021) 약 1.35°C  수온이 상승하여 해양 온난화가 심화되고 있다.

_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면서 '환경보호'가 주목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쓰레기 배출 상황이 심각하다. 마인더루 재단이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량 순위에서 호주 1위, 미국 2위, 한국이 3위를 차지했다. 이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쓰레기 줄이기 운동이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가 있다. 제로 웨이스트 챌린지란,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쓰레기 배출을 ‘0(제로)’에 가깝게 최소화하자는 취지로 일상생활에서 쓰레기 발생을 줄인 사례를 공유하는 캠페인이다. 

 

“우리대학은?”

_지난 6월, 해양인문사회과학대학 그라찌에 야외테라스에 배달 음식 등 학생들의 쓰레기 무단투기를 지적하는 사진이 각 단과대 단톡에 올라왔다.

▲그라찌에 야외테라스에 버려진 쓰레기들 <제공=생협 관계자>

 

_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 관계자는 “그라찌에와 현담 라운지에서 생각보다 자주 있는 일이며 특히 주말에는 그 문제가 더 심각하다”며 “배달 음식의 경우 음식물이 흘러내려 테라스가 엉망이 되기도 한다”고 조심스레 언급했다. 그라찌에 야외테라스에 버려지는 쓰레기를 보며 국제대학 3학년 A 학우는 “음식물이 많이 쌓여있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은 것 같다“며 “학우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간인데 조금 더 배려해주면 좋겠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행정실은 “대면 수업이 활성화되면서 일시적으로 쓰레기가 줄어들었지만, 또다시 이런 문제가 반복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학우들에게 경각심을 요구했다. 현재는 야외테라스의 쓰레기통을 없애며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가 완화된 상황이지만, 여전히 많은 학우들이 무분별하게 쓰레기를 버리고 있어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_그라찌에 야외테라스 옆에 위치한 '현담 라운지'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현담라운지는 계약학과 학생들이 머물 공간을 위해 조성된 공간으로, 현재는 계약학과 학생들 뿐만 아니라 각 단과대 학생들이 주로 휴식을 취하거나 음식을 먹는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해양인문사회과학대학 2학년 B 학우는 “야외테라스보다 현담 라운지의 쓰레기 냄새가 고약하고, 정리 상태가 심각하다”고 문제점을 짚었다. 이에 행정실 관계자는 ”배달 음식을 먹을 수 있지만 너무 정리가 안 되는 상황이다”며 “최소한 자신이 먹은 자리는 치우고 어느 정도 쓰레기 처리도 진행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음식물 섭취를 허용한 지 오래 되지 않아, 불편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며 “신속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입장을 전했다.

▲현담 라운지에 버려진 쓰레기들 <사진=서채연 기자>

_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본지는 우리대학의 쓰레기 수거 현황과 처리 문제에 대해 조사했다.

 

 ▲쓰레기통에 각종 쓰레기들이 쌓여있다. <사진=서채연 기자>

_해양인문사회과학대학의 그라찌에 야외테라스, 현담 라운지뿐만 아니라 다솜회관과 각 단과대학 건물 역시 분리수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분리수거함 없이 층별로 1~2개의 일반 쓰레기통만 배치돼 있다. 반면 공학1관의 경우, 건물 층별로 ▲유리병류 ▲캔, 금속류 ▲합성수지류 ▲종이류 ▲고철류로 나뉜 분리수거함과 일반쓰레기통이 있지만, 분리수거가 제대로 시행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공학1관 담당 미화원 C 씨는 “분리수거함이 있음에도 일부 학생들이 마구잡이 쓰레기를 버리고 있다”며 “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오히려 쓰레기를 여러 번 재분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라고 답했다.

 ▲해양인문사회과학대학 내 일반 쓰레기통 <사진=서채연 기자>
▲공학1관의 분리수거함 <사진=서채연 기자>

_분리수거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오히려 분리수거함이 없는 것이 편하다고 미화원들은 입을 모아 말했다. 미화원 C 씨는 “대다수의 학생들이 분리수거를 실천하지만, 소수의 인원이 분리수거를 진행하지 않아 쓰레기를 재차 확인해야 한다”고 말하며 “학생들이 분리수거에 경각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분리수거를 하는 교내 미화원 <사진=서채연 기자>

 

그럼 분리수거 되지 않은 쓰레기들은 어떻게 되는데?

_미화원들이 건물별로 밤새 쌓인 쓰레기들을 분리수거 한다. 일반 쓰레기통에는 캔, 플라스틱, 페트병 등 각종 쓰레기뿐만 아니라 배달 음식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일반쓰레기통의 배달 음식은 대개 음식물과 용기가 분리되지 않은 채 버려지고 있다. 이런 경우 미화원들이 일일이 분리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대로 일반 쓰레기에 버려지고 있다.

 ▲일반 쓰레기통에 버려진 배달 음식 <제공=생협 관계자>

_미화원 선에서 분리수거를 하지만 한계가 있다. 미화원들은 “학생들이 수업을 시작하기 전에 교내 유리창·강의실 책상·로비 유리 닦기 등 분리수거 외에도 할 일이 많아서 분리수거에만 시간을 쏟을 수 없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_우리대학과 계약을 맺은 폐기물 위탁 처리 업체 우성 환경 대표는 “대학에서 분리한 쓰레기를 종량제 봉투에 담아두면 폐기물 위탁 처리 업체에서 쓰레기를 수거한다”며 이어 “부산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소각 처리시설에서 연료화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고 쓰레기 처리 과정을 설명했다.

 

우리대학 쓰레기 현황은?

_본지에서 캠퍼스안전관리팀에 문의해본 결과, 우리대학에서 2021학년도 1년 동안 쓰레기 배출량은 249, 36t(이만 사천구백삼십육 톤)으로, 배출되는 쓰레기양 중 재활용 배출량은 ▲파지 26,894kg ▲캔 4,811kg이다. 우성 환경 대표는 현재 페트병은 거의 재활용이 안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_우리대학에서 작년 한 해 동안 쓰레기 처리에 사용된 총액은 41,185,260원(사천백십팔만 오천이백육십 원)이다.

▲종량제 봉투에 담긴 쓰레기 더미들 <사진=서채연 기자>

 

우리대학 학우들, 환경 의식 부족해

_해양인문사회과학대학을 담당한 미화원 D 씨는 “담배꽁초를 버리는 항아리에 침, 가래 등과 같은 불순물을 버리는 학생들이 많다”며 “당연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지만 담배꽁초와 불순물이 뒤엉켜 치울 때 조금 불쾌감이 든다”며 아쉬움을 호소했다. 이어 “학생들이 조금만 신경 써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_또 다른 문제로 미화원 D 씨는 "음료가 담긴 일회용 컵을 그냥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그런 컵을 화장실의 쓰레기통에 버릴 경우 쓰레기봉투가 젖어 물이 새고 일일이 내용물을 버려야 해 수거하기 힘들다”며 “음료만 따로 버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과대학 3학년 E 학우는 “가끔 휴지통에 일회용 컵이 가득 차 사용하기 불편한 적이 있었다“며 “학생들이 조금 더 배려해주면 좋겠다”는 마음을 내비쳤다.

_해양인문사회과학대학 2학년 F 학우는 ”평상시에 배달 음식을 시켜 먹고 일반쓰레기통에 그냥 버리는 학우들이 많은 것 같다”며 “아무래도 음식물 때문에 악취가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이게 많아지면 미관상 좋지도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학우들이 배달 음식을 많이 시켜 먹는 공간에는 따로 음식물 처리를 할 수 있는 시설이나 방법을 안내하는 설명문이라도 있으면 좋겠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무분별하게 버려지고 있는 쓰레기들 <사진=서채연 기자>

환경보호, 이제 시작해야 해

_양동욱 학우(인공지능공학부,21)는 “개인 또한 쓰레기 배출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일상에서 환경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중요한 것 같다”며 “나부터 쓰레기 분리수거에 대해 최대한 노력해볼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왕채영 학우(해양경영경제학부,21)는 “무분별한 쓰레기 배출을 막을 수 있도록 캠페인을 실시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며 학교 측이 고심해 볼 여지를 남겼다.

_학우들이 제시한 환경보호 방법으로 ▲무분별한 쓰레기를 줄여야 할 필요성이 느껴지는 공간에 안내 문구나 팻말 부착하기 ▲분리수거 스티커 부착하기 ▲분리수거 주의사항 안내문 부착하기 ▲배달 음식을 자주 시켜 먹는 공간 늘리기와 그에 따른 처리시설 구비하기 등이 있다.

_환경 보호를 이미 실천하고 있는 대학도 있다. 고려대, 연세대 등 서울지역 16개 대학은 '일회용품 쓰레기 제로 캠퍼스'를 조성하여 일회용 컵 대신 다회용 컵을 사용하고, 다회용기를 이용 음식 포장·배달에 동참하고 있다. 인근 대학 부산대학교의 경우, 전국 일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재활용품 사물인터넷(IoT) 분리 배출함(이하 IoT 분리 배출함)이 있다. IoT 분리 배출함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 수거함에 투명페트병 바코드를 인식시킨 후 투입하면 스마트폰 앱을 통해 포인트가 적립된다. 포인트는 음료나 피자 등 모바일 쿠폰으로 교환할 수 있다.

 

_해양과학기술융합대학 2학년 G 학우는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보호에 대한 학우들의 인식변화인 것 같다”며 “학우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 학교에서 다양한 환경 프로그램을 실시하면 좋겠다 “라고 말했다. 이어 “환경 교육 커리큘럼도 개설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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