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바다
기관시스템공학부 안경준
늘 네 곁에 머물렀던 피붙이였지만
어찌 네게 그리 살갑게도 말하지 못했을까.
저 수평선에서 해는 뜰지라도
너를 그리도 먼 곳으로 떠나보낸 것이
오롯이 내 탓인 것만 같아서,
오늘도 수면에 비친 나 자신이 원망스럽구나.
어쩌면 이 바다가 너를 대신할지라도
우렁차면서도 무심한 저 파도의 파열음이
언제나처럼 네가 내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인 것만 같아서,
진솔하기 짝이 없는 현실이 내 발을 짓누르는구나.
하지만 걱정 말아라.
나는 언제라도 이 바다 끝까지 가
너를 안을 것이며
그 끝에서 다시 너를 사랑한다 말하겠다.
네게 부는 비바람도,
너를 가로막는 파도도,
모두 내가 맞을 테니
너는 햇살만을 맞아다오.
나는 언제나처럼 이 바다 앞에 서,
금방 돌아온다고 말했던 너를
파랑으로 기억하고
짠내음으로 추억하겠다.
사랑한다.
나의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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