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 업계를 뒤흔들 자율 운항 선박
해운 업계를 뒤흔들 자율 운항 선박
  • 김유민, 정민재
  • 승인 2023.07.12 2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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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 혁명 시대를 겪고 있는 지금, 과연 바다는 어떨까?

정부가 오는 2027년까지 운전자 개입이 필요하지 않은 '레벨 4'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차를 상용화하고, 2035년에는 자율주행 기능을 갖춘 신차 보급률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처럼 사회는 더 편하고 안전한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육지에서 빠르게 개발되고 있는 이 자율 주행 기술을 이제는 바다에서도 사용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자율 운항 선박이란 기존 선박에 정보통신(ICT), 센서, 스마트 기술 등을 융합해 시스템이 선박을 제어하고 사람의 간섭 없이 운항이 가능하도록 하는 선박이다.

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 통합사업단 - 자율운항선박
자율운항선박기술개발사업 통합사업단 - 자율운항선박

 

자율 운항이 왜 필요한가?

자율 운항 선박이 만들어진다면 해운 운송 서비스 향상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해상 안전 및 해양 환경오염을 절감하는데 상당한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

중앙안전 심판원에 따르면 국내 해양 사고 발생 건수는 20152,101건에서 20203,156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 원인을 살펴보면 운항 과실 즉, 사람에 의한 과실이 90%로 해상 악화 등 자연적인 요인이나 선박의 노후화 같은 요인은 크게 차지하지 않는다. 자율 운항 선박은 컴퓨터가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항하므로, 운항에서 개인의 실수가 일어나지 않아 보다 더 해양 사고를 줄일 수 있게 된다.

그리고 해운 인력 부족을 채울 수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 해양수산 위원회 신정훈 의원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기사 수요 1364명 대비 공급은 90명으로 1274명 부족하다고 한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매년 초과 공급 상태에 있었지만, 2021년부터 해운업계가 호황기를 맞이하면서 공급 부족 상태로 전환되었다. 해기사로서 승선하면 가족들과 장기간 떨어져 있어야 하고,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는 선원 인권 문제, 한정된 공간에서만 생활하기 때문에, 삶의 질이 떨어진다는 이유 등으로 현재 젊은 층들이 기피하고 있는 직종 중 하나가 되었다. 우리나라의 수출입 물량의 대부분이 해상으로 운송되기 때문에 해운 업계는 매우 중요하다. 인력이 부족하게 되면 해운 업계는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해 대한민국은 물류망이 마비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자율 운항 선박으로 해결할 수 있다. 자율 운항 선박이 레벨 3에만 도달하면 운전자가 필요 없어지기 때문에 선박에 필요한 선원은 현재보다 줄어들게 된다. 또한 해운 회사는 자율 운항 선박을 통해 선박 운항비를 절감할 수 있으며, 배기가스 배출 저감 및 부가가치 재고, 신속하고 높은 신뢰성의 유연한 화물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자율 운항 선박 기술 진행 단계

현재 우리나라도 자율 운항 선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작년 현대중공업그룹의 자율주행 선박 프리즘 커리지호가 미국 남부 멕시코만 연안의 항구인 프리포트에서 출발하여 낮에는 자율 운항, 밤에는 사람이 조종했다. 파나마 운하를 거쳐 태평양으로 나온 후에는 본격적으로 24시간 자율 운항 체제에 들어갔다. 운항 중·후반부인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16일간 선원의 수동 제어 없이 풀타임으로 자율 운항을 했고 총 33일간 2km의 운항을 마쳐 운항 거리 약 2km 중 절반인 1km를 사람이 관여하지 않는 자율 운항으로 항해한 것이다. 위의 테스트 결과를 보면 부분적으로 자율 운항이 성공하며 우리가 꿈꾸던 자율 운항 선박은 더 가까워졌다.

자율 주행 차량처럼 선박도 자율 운항 레벨(단계)이 있다. 4단계로 부분적인 자율 운항을 하는 레벨 1과 선원이 승선하지만 원격 제어가 가능한 레벨 2가 있다. 다음으로 선원이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는 레벨 3과 완전 무인 자율 운항 수준의 레벨4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2~3레벨을 실증하는 과정에 있다. HD 현대 계열사인 아비커스가 얼마 전 하이나스 개발에 성공했다. 하이나스는 증강 현실을 이용하여 인공지능이 각종 항해 장

 

비 및 센서로부터 제공된 정보를 융합하여 항해 경로를 안내하고 충돌 회피를 수행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자율항해 시스템의 실호선 탑재 및 운항 적용 승인에 관한 공동 연구 협약(MOU)을 체결하여 이 협약을 토대로 이번에 아비커스가 개발한 자율항해 시스템 하이나스2.0’KR 입금 및 라이베리아 기국 등록 선박에 탑재했고, 내년 7월에 적용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다의 테슬라'…자율운항선박 언제 뜰까
비즈워치 - ​‘바다의 테슬라'…자율운항선박 언제 뜰까

 

자율 운항의 문제점

자율 운항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 상용화가 되려면 조금 멀었기에 현재 자율 운항에 대한 법, 제도적 장치가 매우 부족하다. 만약 운항 중 사고가 발생하면 누구에게 형사 책임을 부담시킬지 정할 수 없다. 상용화가 시작되면 자율 운항으로 일어난 사고에 관한 데이터가 없을뿐더러 운항에 간섭하는 주체가 더 늘어나게 되어 선주, 선장, 원격 운항자 중 누구의 잘못을 가리기 힘들다.

다음으로 윤리적 문제도 있다. 자율 운항 레벨 4가 되면 오로지 인공지능의 판단으로만 운항하게 된다. 인공지능의 판단이 주어진 환경, 상황 등에 따라 그에 적합한 판단을 하는 해기사의 판단보다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한 윤리적 문제는 아직 자동차 자율주행을 시행하는데 계속 논란이 되는 문제로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자율 운항 선박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

자율 운항 선박이 최종단계에 도달하게 되면 항해사, 기관사, 선원 등을 필요로 하지 않는 완벽한 무인 선박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는 해기사라는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 현재 우리는 전기 및 전력 분야, 기계적 분야,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을 배우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승선하면 적용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깊게 공부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우리가 이 배를 운전하는 것이 아니라 배 스스로 운전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우리 학교 해사 대학 학생이 가지고 있는 큰 장점은 실무를 나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나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이러한 장점을 살려 기술에 좀 더 집중하여,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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