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의 전통을 찾아
영도의 전통을 찾아
  • 박시영 기자
  • 승인 2023.10.09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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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식료품비•외식비 등 고물가가 지속되는 부담감 속에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했다. 코로나19 때 호황이던 배달 플랫폼 또한 고물가에 배달 수요가 줄며 침체기를 맞이했다. 이러한 상황에 전통시장은 대형마트, 백화점보다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부평깡통시장 상인과 인터뷰를 통해 “물가 상승으로 시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됐으나 시민과 상인이 공존할 수 있는 전통시장 활성화에 힘을 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본지에서 영도구 대표 전통시장을 소개하고자 한다.

_영도에 위치한 ▲봉래시장 ▲남항시장 ▲청학시장은 영도 3대 시장이라 불린다. 그 중 영도구 봉래동에 위치한 봉래시장과 영선동에 위치한 남항시장은 위치상 서로 마주 보고 있으며 두 시장 모두 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노인 인구가 높은 영도구 특성상 봉래시장과 남항시장은 평일 낮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으며 한 시장과 다름없다고 말하는 봉래시장과 남항시장. 그 전통시장의 매력을 알아보자.
 

봉래시장의 배경

 

▲발걸음을 재촉하는 문구가 보이는 봉래시장 입구 사진=박시영 기자
사진 1. ▲발걸음을 재촉하는 문구가 보이는 봉래시장 입구 <사진=박시영 기자>

_봉래시장은 영도구 봉래동 2가와 3가 일원의 골목길에 자리하고 있다. 봉래시장은 일제강점기에 형성되어 본래 큰 크기를 자랑했으나, 부산대교가 건설되고 도로를 넓히는 과정에서 봉래시장 일부가 도로로 편입돼 크기가 작아졌다. 또한 건너편에 남항시장이 생기면서 더욱 상권이 축소되었다. 그렇지만 봉래시장은 5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며, 여전히 많은 이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_봉래시장은 각종 의식주와 더불어 ▲식물 ▲조개구이 ▲곱창 등 맛집과 볼거리도 많다. 봉래시장은 내부가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어 장을 보거나 지나다니기에 불편함 없이 편안한 쇼핑이 가능하다.

 

▲봉래시장 내부 모습 사진=박시영 기자
사진 2. ▲봉래시장 내부 모습 <사진=박시영 기자>

_봉래시장은 2017년 ‘문화관광형시장’으로 선정됐다. 문화관광형시장이란 전통시장을 지역 고유의 자원과 연계한 특화시장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문화조성 공간 ▲관광상품개발 ▲문화콘텐츠개발 ▲문화공연 등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현재는 영도 봉래시장 문화관광형시장 육성사업단이 시장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이곳은 상인회를 중심으로 2006년 환경개선 사업을 통해 각종 설비를 현대식으로 갖췄으며, 그 외 대선조선을 비롯한 기업들과 자매결연을 맺는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봉래시장 ‘부자식육점’ 사진=박시영 기자
사진 3. ▲봉래시장 ‘부자식육점’ <사진=박시영 기자>

봉래시장 대표 식육점

_봉래시장의 중심에서 ‘부자식육점’을 운영하는 이재봉 사장(이하 이 사장)은 시장 내 장사 경력은 2년이지만 봉래시장을 향한 열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이 사장은 봉래시장에서 장사하게 된 계기에 대해 “대중교통을 고려하였을 때 시장과 가까운 곳에 정류장이 있어 접근성을 생각해 장사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봉래시장은 크기가 크진 않지만 정감 있으며 장사경력 50년 이상의 상인들도 존재하는 만큼 가치 있어  무엇보다 전통적인 매력을 띈다”며 “영도구청 역시 최근 아케이드 보수 공사를 포함하여 여러 방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영도와 부산을 잇는 다리가 없었기 때문에 영도구 내 교류가 자연스레 활성화됐고 부산공동어시장 역시 가까이 있기 때문에 오랜 역사를 자랑할 수 있다”며 봉래시장의 50년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남항시장의 배경

▲멀리서도 알아보기 쉬운 남항시장 입구 사진=박시영 기자
사진 4. ▲멀리서도 알아보기 쉬운 남항시장 입구 <사진=박시영 기자>

_남항시장은 영도구에서는 가장 크고, 부산에서는 시장 중 3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한다. 남항시장은 과거 6·25 동란을 계기로 영도에 사람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1960년대에 형성된 시장이다.

_남항시장에는 ▲식품 ▲의류 ▲잡화 외의 모든 품목을 다양하게 취급하고 있으며 이는 시장 입구 바깥에서부터 시장 안으로 이어진다. 또한 저렴한 베이커리 빵집이 많이 자리하고 있으며, 시장 내에 정육점이 즐비하다. 남항시장 천장에는 온도 저감 시설인 증발 냉방장치가 설치돼 있어 여름에도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다.

 

▲남항시장 내부에 증발냉방장치가 있어 여름에도 쾌적하다. 사진=박시영 기자
사진 5. ▲남항시장 내부에 증발냉방장치가 있어 여름에도 쾌적하다. <사진=박시영 기자>

_영도구청 홈페이지에 따르면 남항시장은 2012~2013년에 상인회를 중심으로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사업’ 공모에 당선되어 부산노리단과 함께 ▲골목 문화 살롱 및 ▲시장 음악제 ▲연극제 등을 구민들에게 다양한 문화 활동을 진행했으며 현재까지도 남항시장을 지역민과 상인들이 어울릴 수 있는 문화적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또한 한진중공업, 대선조선 등의 조선 기업 및 중소기업체들과의 자매결연을 통한 시장 활성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백종원도 다녀간 남항시장 대표 국밥집 

▲남항시장 ‘재기돼지국밥’ 입구 사진=박시영 기자
사진 6. ▲남항시장 ‘재기돼지국밥’ 입구 <사진=박시영 기자>

 

_남항시장 국밥 거리는 영화 ‘변호인’에서 배우 송강호가 국밥을 먹기 위해 자주 찾은 거리로 유명하다. 그 중 재기돼지국밥은 요리 연구가 백종원이 방송 촬영 차 다녀가면서 더욱 유명세를 얻었다. 재기돼지국밥은 남항시장 7호문 초입에서 약 8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우리나라만이 가지고 있는 전통 국밥 조리법 ‘토렴’을 사용한다. ‘토렴’은 밥을 뜨거운 국물에 여러 번 부었다 따라내어 덥히는 일을 말하며 돼지국밥을 토렴할 경우 끝까지 식지 않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밥을 먹을 수 있다.  

 

_재기국밥 정다남 직원은 남항시장을 찾는 손님에게 “남항시장은 큰 규모를 자랑할 뿐만 아니라 시내에 비해 물가가 저렴하고 봉래시장과도 가까워 다양한 볼 거리가 있다”고 말하며 자주 찾아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남항시장은 6.25시절부터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다른 곳보다 깊은 유대감과 역사를 자랑한다”며 남항시장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부산 전통시장을 지켜주세요

_전통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닌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공간이다. 부산의 특색을 담은 전통시장은 꾸준히 발전 중이며 지역의 관광 콘텐츠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저렴한 가격 ▲높은 품질 ▲시장 상인들의 정감 있고 따뜻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해 주길 바라며 봉래시장과 남항시장이 부산의 역사와 문화를 품은 채 오랫동안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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