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KMOU 버디 프로그램
허울뿐인 KMOU 버디 프로그램
  • 신형서 기자
  • 승인 2023.10.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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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우리대학에 온 지 올해로 1년이 된 유학생 A 학우는 작년 2학기에 KMOU 버디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한국인 버디 친구의 도움을 받으며 한국에서의 첫 학기에 잘 적응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인 버디 친구는 학교생활에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론적으로 A 학우는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서 처음 만난 뒤로 약속을 정하고 만난 적이 거의 없다”며 “결국 한국인 버디 친구와 쉽게 친해지지 못했고, 질문과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어려웠다”고 토로한  A 학우는 한국인 버디 친구보다는 친절한 다른 친구들의 도움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KMOU 버디(BUDDY) 프로그램이란?

_KMOU 버디 프로그램은 우리대학에서 수학하는 외국인 유학생과 한국인 학생이 한 학기 동안 서로의 버디 친구가 되어 외국인 학생이 낯선 한국 생활 및 학교에 원만히 적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KMOU 한국인 버디는 매 학기 국제교류본부에서 ▲참가 신청자들의 지원 동기 및 활동계획서 ▲총평점평균 ▲공인어학성적 등 고려해 약 30명을 선발한다. 선발된 한국인 버디 학생들은 외국인 유학생들에게 한국 문화를 소개하고 이들의 학교생활을 도우며, 활동 지원금 10만원과 국제교류본부장에게 참가 확인서를 발급받는다.

_한국인 버디는 주로 ▲학내 편의시설 이용 방법 ▲학생증 발급 ▲수강신청 방법 ▲학내 동아리 및 축제 참여 방법 ▲교외 관공서(보건소,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 및 종합정보시스템 이용 방법 등을 외국인 유학생에게 알려주며, 한 학기 동안 외국인 학생과 5회 이상의 자율적 대면 활동을 한다. 그러나, 외국인 학생에게 한국 문화를 알리며 도움을 준다는 좋은 취지로 시작한 버디 프로그램에도 문제점이 존재했다.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 간의 언어 장벽

_지난 1학기 KMOU BUDDY 프로그램에 한국인 버디로 참여했던 해사대학 소속 B 학우는 외국인 학생과의 언어 장벽으로 인해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베트남 출신의 유학생과 버디 활동에 참여했던 B 학우는 “베트남 유학생이 기본적인 한국어를 이해할 수는 있었으나 한국어 쓰기와 회화에는 서툴러 긴 대화를 이어 나가기가 어려웠다”며 “영어는 어느 정도 했지만 발음을 알아듣기 어려워 의사소통이 잘 안됐다”고 밝혔다. 

_한국인 버디 학생들과 외국인 학생들 간의 언어 장벽을 허물고자 국제교류본부에서는 외국인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자신이 희망하는 레벨의 한국어 수업을 무료로 수강할 수 있으며 학교로부터 한국어능력시험 수험료, 학습 자료를 지원받는다. 만약 외국인 학생들과 한국인 학생들 사이에 소통으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면 국제교류원 측에서 전화로 즉각 도움을 주도록 대책이 마련돼 있다. 

 

미비한 활동 인증 절차, 국제교류본부의 해결책은?

_활동 인증 절차가 미비하다는 점도 버디 프로그램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현재 버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활동 지원금을 받고 활동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활동결과보고서에 외국인 버디를 소개하는 글과 함께 관련 사진 2장을, 유학생의 학교생활 적응, 한국 문화의 이해와 관련한 글과 관련 사진 2매 이상을 첨부해야 한다. 하지만 촬영한 사진의 장소와 정확한 시간을 알 수가 없고 활동 내용을 허위로 작성해도 진위를 파악할 수 없어 이를 악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_올해 1학기에 버디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공과대학 소속 학우는 “나는 버디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외국인 친구와 5번 이상의 대면 활동을 하며 사진을 찍고, 활동 결과 보고서도 성실히 작성했다”며 “사진과 활동 내용을 허위로 제출한 학생이 나와 똑같이 활동 인증을 받고 지원금까지 받는 건 용납할 수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프로그램 활동 인증 절차가 강화되어 활동에 성실히 참여하지 않은 학생들을 걸러냈으면 한다”고 개선을 요구했다. 

_우리대학과 유사한 유학생 지원 버디 프로그램이 있는 부산대학교는 학생들이 프로그램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활동 인증 제도를 악용하더라도 자격 정지 및 활동 내역 미인증 등의 조치를 하지 않는다. “참여 학생 본인이 활동을 성실히 이행할 것으로 생각해 자격 정지 등의 대책은 없다”며 “유학생으로부터 불만이 제기되면 적극적으로 활동하라고만 권고한다”는 것이 부산대학교 국제처의 입장이다. 

_개인의 자율성과 양심에 따른 활동을 권고하는 부산대학교와 달리 우리대학 국제교류본부에서는 활동 인증을 악용하는 학생들을 막고 버디 간의 활발한 대면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서 활동결과보고서에 엄격한 기준을 두고 있다. 2장 이상의 사진을 보고서에 삽입해도 중복된 사진이나 단순한 풍경 사진, 버디 참여 학생들의 얼굴이 나와 있지 않은 사진을 첨부했다면 활동 내역을 인증받을 수 없다. 또한 버디와의 활동 내용을 작성한 글이 2,000자를 넘지 못하면, 마찬가지로 활동 내역을 인증 받을 수 없으며 만약 버디 프로그램의 활동결과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한 것이 추후에 발각됐다면 활동 내역을 인증받지 못하고, 활동 지원금 또한 받을 수 없다.

 

앞으로 KMOU BUDDY 프로그램이 나아갈 길

_올해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KMOU 버디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베트남 출신 C 학우는 “버디 프로그램 안에서 학생들이 함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추가로 해주었으면 한다”고 학교에 당부했다.

_다음 학기에 KMOU 버디 프로그램 참여를 희망하는 우동현 (해양경찰학부·23학번) 학우는 “내가 버디 프로그램에 참여할 때는 외국인 친구와 언어 장벽이 없으면 좋겠다”고 밝히며 “학교 측에서 외국인 친구에게 언어 학습을 지원하고 버디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 간의 소통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희망 사항을 전했다. 

_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인 학생들과 친구가 되어 낯선 학교생활 및 학교에 원만히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 버디 프로그램의 시행 목적이다. 외국인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한국인 학생과 외국인 학생 모두가 만족할 만한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서는 학교 측에서 프로그램 참여 학생들의 불만에 조금 더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개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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