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평가, 오해와 진실
강의평가, 오해와 진실
  • 송진웅
  • 승인 2023.12.05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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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지난 중간고사 이후 강의평가를 시행한 항해융합학부 A 학우(22)는 모든 강의평가를 1분 만에  끝냈다. 객관식 문항은 내용을 읽지 않고 최고 점수로 체크했고, 주관식 문항은 아무런 답변도 쓰지 않았기 때문이다. A 학우는 “익명 보장이 되는지 알지 못하고, 점수를 좋지 않게 주면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서 솔직하게 쓰지 못했다”고 말했다.

_강의평가가 익명 보장이 되는지, 수업 개선에 실제로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없어 학우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러한 불만 속에서 본지는 강의평가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을 파헤쳐 봤다.

 

우리대학의 강의평가는?

_우리대학 강의평가는 해사대학 3학년 선사 위탁 실습생을 제외한 매 학기 강의를 수강하고 성적을 취득하는 모든 재학생을 대상으로 매 학기 2회(중간, 정기) 온라인으로 실시된다. 중간평가는 중간시험 실시 후, 정기평가는 기말시험 시작 1주일 전 실시하며, 평가 문항은 객관식과 주관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_우리대학 강의평가 운영지침은 2010년, 교원의 강의개선을 통한 대학교육의 질을 제고하기 위해서 제정됐다. 학사과는 “강의평가는 학생들의 강의평가 점수를 교원들에게 환류하여 교원에게는 강의개선을 통한 수업의 질을 향상하고, 학생에게는 학습동기를 부여하는 계기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며 강의평가의 목적을 밝혔다.

 

강의평가로 수업의 질이 개선되나요?

_강의평가의 결과가 실제 수업에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강의평가를 진행한 기관시스템공학부 B 학우(22)는 “강의평가가 실제로 수업에 반영되는지 알 수 없으니 대충 대충 하고 넘기는 편”이라고 밝혔다.

_학사과는 “매 학기 2회의 강의 평가 결과는 교수 개인별로 확인이 가능하며, 이 결과를 토대로 CQI 보고서(강의품질개선) 작성 등을 통해 강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숭실사이버대학교 교수학습지원센터에 따르면, CQI란 ‘Continuous Quality Improvement’의 약자로 교수학습에 대한 지속적인 성찰과 개선을 위해 교수자의 관찰, 고민, 분석, 평가 등을 보고서 형태로 기록하는 것을 뜻한다. 최근에는 의료 및 산업 분야뿐만 아니라 대학의 지속적인 교육품질 향상 방법으로 CQI 보고서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_학사과 관계자는 “교수자가 작성하는 CQI보고서는 강의평가가 종료된 시점에서 작성하는 것으로, 담당 교과목에 관한 전반적 평가와 성찰의 내용을 담는 메타평가로 이해할 수 있다”며 “한 학기 동안 운영된 교과목에서는 ▲출석 ▲과제 ▲성적 ▲교수자-학습자 상호작용 ▲학생지도 및 상담 ▲강의평가 등 다양한 양적/질적 교육 데이터를 산출하며 이를 바탕으로 교수자는 담당 교과목에 관한 교수학습 과정, 학습자의 학습과정 경험, 자기 교수평가 등의 종합 분석을 수행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분석 결과를 담은 CQI보고서는 우리대학의 학습자에게 더 나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_학사과는 ”우수한 강의자에게는 매 학기 우수강의자 선정을 통해 포상하고, 강의평가 미흡자에 대해서는 주의조치, 연구년 및 안식년 신청 시 자격요건 제한 등의 조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성 보장의 진실

_강의평가 결과에 대한 익명성이 보장되는지 학우들이 확신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C 학우 (기관시스템공학부·22)는 “익명성이 보장되는지 몰라서, 좋지 않게 평가하면 교수님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것 같아서 모든 과목의 점수를 높게 주는 편”이라고 말했다.

_본지가 취재한 결과, 학사과 관계자는 “학생들의 강의평가는 익명성이 보장되며, 담당 교과목의 강의자는 평가 문항별 평균점수로 평가 결과를 확인해 학생 개별 평가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오해들

_한편 학사과 관계자는 ”중간고사 이후 실시하는 강의평가는 교원들의 평가 점수에는 반영되지 않고, 남은 학기 강의 개선을 유도하고자 실시하는 것”이라며 학기말에 실시하는 정기 강의평가는 교원평가에 반영되어 ▲교원의 승진 ▲재임용 ▲학부(과)평가 등에 반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_일각에서는 학생들이 강의평가를 성실히 하지 않아 교수에게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해양경찰학부 정진섭 교수는 “교수의 사명은 학생들을 위해서 자기가 준비할 수 있는 것을 준비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이해 시켜주는 것이다. 그게 제대로 되지 않는 교수는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학생들은 강의평가를 할 때 정직하게 신경 써서 임해줬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_수강신청을 할 때 해당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의 강의평가를 결과를 찾는 방법을 모르거나, 결과를 보는 방식이 불편하다고 말하는 학우들도 있다. 이에 대해 학사과는 “매 학기 수강신청 안내 공문 시행 시 강의평가 결과 확인 방법을 상세히 안내하고 있으며, 안내문은 학부(과)와 대학 홈페이지에 안내하고 있다”고 밝혔다.

_안내문에는 공개 방법과 기간이 안내되어 있다. 학교 홈페이지-대학생활-E정보서비스-종합정보시스템-학사-수업-강의평가관리-강의평가 결과공개 순으로 접속하여 강의평가 결과를 확인할 수 있으며, 공개 기간은 수강신청 3일 전부터 개강 후 1개월까지이다.

 

강의평가가 효과적으로 활용되려면?

_한양대학교는 강의평가 후 소감문을 작성한 경우 '완료', 소감문을 작성하지 않은 경우 '완료(소감문미작성)’로 표시한다. 또한 청주대학교에서는 수강한 전체과목에 대한 강의평가 수행 시 마일리지를 제공하여 학생들의 강의평가의 참여를 도모한다. 하지만 우리대학은 일반적인 객관식, 주관식 평가 이외에는 특별한 방안이 없고, 매년 학생들의 오해가 생기는 만큼 강의평가가 효과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_학사과 관계자는 “강의평가의 공정성을 위해 동일 내용에 대해 정반대의 문항으로 질문하여 평가 결과의 신뢰성을 체크하고, 상반된 문항에 대하여 유사한 내용으로 응답하면 유효성 오류로 인식하여 평가하도록 하고 있어 학생들이 전체 문항에 대한 동일 답변을 할 수 없게 시스템화하고 있다”며 “강의평가 운영위원회를 통해 보다 효과적인 강의평가 운영방안 등을 논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_강의평가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학생들이 느끼는 어려움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조치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며,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우리대학도 강의평가 참여를 도모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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