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①] 우리대학의 글로컬대학30, 도전과 미래
[기획연재①] 우리대학의 글로컬대학30, 도전과 미래
  • 신형서 기자
  • 승인 2023.12.1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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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교육부는 수도권 과밀화 현상에 따른 지방 소재 대학의 존폐 위기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대학의 동반성장을 끌어나가기 위해 글로컬대학30 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글로컬대학30 사업은 과감한 혁신을 추진하는 지역 대학을 선정하고, 이들 대학에 대해 전략적인 투자 및 집중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_지난달 13일 교육부와 글로컬대학위원회는 글로컬대학 본지정 평가위원회의 평가와 글로컬대학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올해 글로컬대학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글로컬대학으로 ▲강원대학교·강릉원주대 ▲경상국립대학교 ▲부산대학교·부산교육대학교 ▲울산대학교 등이 선정됐으며, 선정된 10개의 대학은 5년간 약 1,000억 원을 지원받는다. 또한 특성화 지방대학으로 지정되어 정부 부처와 지자체의 지원이 확대된다.

[사진 1.▲ 김우승 글로컬대학위원회 부위원장이 ‘2023년 글로컬대학 본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제공=교육부>]

_우리대학도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예비지정 평가에서 탈락하며 내년을 기약하게 됐다. 우리대학은 글로컬대학에 선정되기 위해 어떤 혁신안을 제시했을까? 또한 다음 도전을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글로컬대학 선정 위한 “학습자 중심 교육 혁신안”

_교육부의 글로컬대학 선정 평가 기준에 따르면 글로컬대학 선정을 위해서는 ▲대학 교육 체제의 변화(교육혁신) ▲지역과 상생하는 대학 ▲지역을 넘어선 국제적 차원의(글로벌) 협업 및 교육 시스템이 중요하다. 이번 글로컬대학 30 사업에서 우리대학은 ▲4無 정책 ▲문제해결 LAB 시스템 등의 학습자 중심 교육 혁신안을 제시했다. 또한 디지털 교육을 통한 산업 맞춤형 해외 전문인력을 유입시키고, 해양 신산업 분야의 전문인재를 발굴해내기 위한 ▲글로벌 캠퍼스 ▲오션스타트업 ▲해양공유협업대학 등의 혁신안이 제시됐다.

_4無 정책은 ▲수능 ▲강의 ▲시험 ▲학년의 장벽이 없는 대학을 만들기 위한 정책이다. 이 정책을 시행하면 우리대학은 성적과 나이보다는 역량과 잠재력을 중심으로 학습자를 선발하며, 학습연령에 관계없이 모두가 대학 입학이 가능해진다. 신입생 선발에 수능 점수 대신 학생들의 ▲잠재적 역량 ▲학창 시절의 학업 성취도 및 능력 ▲학생 개개인의 발전 가능성 등이 고려되는 것이다.

_시험을 위한 문제 풀이와 단순 암기에 기반한 교육을 탈피하고, 직접 다양한 분야의 주제를 탐구하는 LAB 시스템이 도입되면 학생들은 더 이상 ‘오직 학점을 위해 공부해 학점만이 남는 시험’을 보지 않게 된다. 대신에 학생들은 지역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순수 학문이나 기술 상용화를 깊게 탐구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학생들이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며 직접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적인 만큼 교수는 강의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문제 제시 및 코칭, 피드백만을 담당하게 될 예정이다. 또한 학생들은 입학 전 자신의 원하는 전공·학과에 지원하는 대신 입학 후 자신이 하고 싶은 주제의 프로젝트와 관련된 LAB에 지원하여 전공을 취득한다. 학년마다 필수적으로 들어야 할 수업도 없어지므로 학년 제도도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_해양 산업 분야의 인재 발굴을 위해서는 미래해양과학기술 교육으로 전문인력과 연구 핵심 인재를 공급하고 13개의 해양 분야 국책 연구기관과 우리대학이 연합대학 형태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또한 전세계로 찾아가는 이동 실습 캠퍼스인 ▲오션 모빌리티 캠퍼스 ▲모바일 캠퍼스 등의 디지털 교육을 통한 해외 교류 및 해외 인재 유입에도 힘을 쏟았다.

_기획협력과 도근영 기획처장(이하 도 처장)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문제 해결 능력을 자율적으로 길러 사회에서 어떠한 문제든 쉽게 해결하며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는 우수한 인력을 양성하는 것이 교육혁신의 주된 목표”라고 밝혔다.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 탈락··· 그리고 앞으로는?

_우리대학은 지난 글로컬대학30 예비지정 평가에서 15위 안에 들지 못하며 탈락했다. 그러나 전체 신청 대학 순위에서 상위권에 근접했고, 일부 평가 항목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기에 약점을 보완하고 조금 더 체계적인 혁신안을 갖추어 내년에 다시 한번 글로컬대학30 선정에 도전할 예정이다.

_도 처장은 “우리대학은 교육 혁신 부문에서는 큰 점수를 받았지만, 지역 산업 기여와 글로벌 혁신 관련 내용에 있어서 큰 그림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다음에는 디지털 교육, 국외 대학과의 교류 강화와 해양 관련 클러스터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는데 집중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_도 처장은 우리대학이 선정되지 못한 또 하나의 이유로 “통합 모델”을 언급했다. 이번 글로컬대학30에 1차 지정된 국립대 7개 중 5개 학교가 “통합”을 통해 혁신을 극대화하는 방향을 대학 발전의 모델로 삼았다. 통합을 추진한 대학교들은 모두 글로컬대학30 사업에 공동으로 신청했지만, 우리대학은 통합 모델을 고려하지 않고 단독으로 신청했기에 ‘통합을 통한 혁신과 지역 발전’이라는 이점을 얻지 못했다.

그는 “단독으로 신청해서 최종 선정된 2개의 대학인 순천대, 전북대는 각각 지방자치단체의 하나뿐인 대학, 지방거점국립대학이자 지역에서 가장 규모가 큰 대학”이라며 “해당 대학의 경우 각 지방정부 차원에서 강하게 밀어주고 지원도 많이 한 편이나 규모가 큰 대학이 많은 부산에 위치한 우리대학은 지방자치단체의 지지와 지원을 받는 게 힘들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다음 글로컬대학30 사업에 지원하기 전에는 교직원과 학생들, 최근 노선을 바꾸어 타 대학과의 통합에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는 총동창회의 의견을 수렴하며 통합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컬대학30에 꼭 선정되어야 하는 이유는?

_기관시스템공학부 이상일 교수는 “해양산업의 중심인 우리대학이 글로컬대학에 선정되어 5년간 약 1,000억원의 예산을 지원받으면 지금까지의 재정지원으로는 불가능했던 인프라와 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할 수 있으며, 학교 주변의 마린 클러스터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학의 인프라가 확충되고 학생들이 받는 혜택이 커진다면 더 많은 학생이 학교에 지원하게 되고 이는 곧 학교 주변 상권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

_도 처장은 글로컬대학 선정이 곧 대학 자체의 존폐와 이어지는 문제임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 국가 전체의 교육 예산이 삭감되는 추세고 내년부터 재정 지원 사업이 축소될 예정이라 선정되지 못하면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나 연구 활동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컬대학에 선정되지 못하면 현존하는 혁신지원사업이나 국립대학육성사업이 없어지는 등 학생 역량 증가 프로그램들을 유지하지 못하며, 수업과 각종 비교과 활동에도 차질이 생기는 상황이다.

_도 처장은 “우리대학은 우리나라의 해양 산업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며 우수한 해기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다음에는 꼭 글로컬대학에 선정되어 학교의 발전 가능성과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해양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 2. ▲우리대학 대학본부 <사진=서채연 기자>]

_이에 본지는 다음 기획 기사에서는 글로컬대학 사업이 지역과 해양, 해운 분야에 미칠 영향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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