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에 서서] 성희롱 없는 대학?!
[강단에 서서] 성희롱 없는 대학?!
  • 한국해양대신문사
  • 승인 2009.04.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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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없는 대학?!

 

 

 

 

 

 

 저는 해양대학교에서 2003년 2학기부터 성평등상담실 전문상담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매 학기마다 〈여성학〉, 〈성·사랑·결혼〉 강의를 맡고 있습니다. 요즘 대학생들은 남녀 불문하고 자신은 성불평등을 경험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성불평등 문제에 대해 민감하지 않고, 오히려 불편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고학년이 되거나 졸업 이후에는 나름 사회생활을 했다고 느끼는 바가 있는지 저에게 이런 저런 얘기들을 합니다. 그 중에서도 이 글의 취지와 맞는 얘기들을 하자면(개인적인 얘기이므로 그들의 자세한 얘기를 지면에 담기는 어렵지만) 친밀함을 가장한 의미 없는 성적 농담들 속에서 당황하거나 평상시에는 좋았던 교수님이나 선배들이 술을 먹고 난 후 달라지는 모습들, 그리고 그 상황에서 자신의 대처가 어떠해야 했는지 고민하는 모습들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 일들은 성희롱에 해당할 수 있는데, 성희롱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상대방에게 성적 수치심이나 굴욕감을 줄 수 있는 언행들을 지칭합니다. 이는 힘의 관계에서 기울어지는 관계, 즉 대학사회를 예를 들자면 선후배 사이, 교수와 제자 사이 등에서 거의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희롱 문제를 남녀의 문제로도 볼 수 있지만 사실은 권력의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이 지나가는 선생님의 몸을 아래위로 훑어보며 성적인 농담을 할 수 있는 문화는 아니니까요.
 보통 이런 문제들은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하지 못한 채 저와의 개인적인 관계에서 하는 넋두리로 끝나게 됩니다. 그것은 위에서 얘기했듯이 성희롱이 권력의 기울어짐에서 발생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성희롱 피해사실을 밝혔을 때 자신에게 가해질 수 있는 후폭풍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단적인 예를 들자면, 교수님의 성희롱 발언에 대해 자신의 학점이나 이후 그 교수님과의 관계 등을 걱정하지 않고 교수님의 발언을 지적할 수 있는 학생은 많지 않겠지요. 수도권의 여러 유명대학들에서 심심찮게 성희롱 또는 성폭력 문제가 발생하여 신문지상에 오르내리고 있지만 우리대학교에서는 지금까지 드러난 성희롱사건이 없습니다. 성희롱 사건이 발생한 그 유명 대학들의 성문화가 우리대학교의 그것보다 더 불건전하기 때문일 거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어떤 집단에서 성희롱 사건이 없거나 드러나지 않는 이유는, 첫째, 성희롱이 정말 존재하지 않거나, 둘째, 성희롱 여부를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無知), 셋째, 성희롱인 것을 알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드러나지 못하게 하는 유·무형의 압력 등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대학교는 어떤 이유에서 성희롱 사건이 없는(드러나지 않는) 것인지 여러분들이 판단해봅시다. 그리고 그 원인을 찾았다면 해결방안도 나왔을 것입니다. 자,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성평등상담실은 후생복지관 4층에 있습니다.
  (매주 화,목요일 오전 9시∼오후 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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