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사제지간을 생각하다
스승의 날, 사제지간을 생각하다
  • 편집부
  • 승인 2009.05.12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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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 사제지간을 생각하다


 


 오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학생들은 학과별로, 혹은 개인적으로라도 존경하는 스승에게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쑥스럽게 `스승의 은혜'를 부를 것이다. 5월은 감사해야 할 사람이 많지만,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보살피는데 부모와 스승의 역할은 다를 바가 없으며, 그보다 더 감사한 사람이 세상에 또 누구겠는가?
 하지만 갈수록 예전 사제지간의 모습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다.
 물론 아직도 이 나라에는 훌륭한 스승들이 많이 있지만, 시험 성적으로 학생들을 줄 세우고, 토익점수와 취업이 최고로 중요한 가치가 되는 현실에서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주시는 스승의 마음"은 찾기도, 알아보기도 힘든 시절인 것 같다.
 특히나 입시위주의 정책으로 중고등학교 교육현장은 학원보다 뒷전이 될 만큼 빠르게 황폐화되고 있으며, 선생님들은 스승과 교육의 역할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진다고 한다.
 이런 학생들이 공부를 잘해서 대학에 오더라도 경험을 통해 자기 인식을 확대하고, 인생을 배우기보다 오직 눈앞에 보이는 학점취득과 취업경쟁에 내몰린다. "취업대란에서 살아남으려면 1학년부터 토익은 기본으로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입학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1학년 강의시간에 교수들이 공공연히 할 정도니 그들이 느끼는 심적 스트레스는 얼마나 되겠는가?
 또, 그만큼 학생-교수 사이가 멀어진 것도 감지된다.
 작년 한국해양대신문이 교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커뮤니케이션 활동 정도를 조사한 결과 대화통로가 좁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30%에 달하고, 거의 없다는 응답도 각각 10%나 있었다.
 교수들은 `세월이 갈수록 학생들의 수업태도가 소극적이며, 학점 받는 것에만 관심이 크다', `친근하게 고민거리를 상의하지 않을 때',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시험답안 작성이 형편없을 때' 등 학생들에게 거리감을 느꼈다. 반면 학생들은 `충실하지 못한 수업과 내용이 이해가 안 될 때', `권위를 남발할 때', `인사해도 받아주지 않거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할 때' 등 교수들에게 거리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수신문〉의 설문조사 결과 교수들은 요즘 학생들이 "사회문제와 인간관계에 무관심"하고 "인내심과 의지가 약하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요즘 학생들의 특성을 대표할 만한 키워드로는 `개인주의'를 꼽았다. 서로 한 발짝 다가가 소통해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교수들은 `제멋대로인' 학생들에게 다가서기를 주저하고, 학생들이 먼저 다가가기엔 교수연구실의 벽이 너무 두텁다.
 학생들과 마주앉아 잠시 얘기할 틈도 없는 이름 없는 수많은 `시간강사'들은 또 어떠한가.
 곧 스승의 날이 다가온다. 학생들이 부르는 스승의 은혜 노래에는 존경하는 스승의 얼굴이 몇이나, 또 어떤 모습으로 있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당신을 기억하며 감사해할 제자를 몇이나 가지고 있는지 스승들에게도 조심스럽게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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