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치섬이 보물섬 될 뻔한 사연
아치섬이 보물섬 될 뻔한 사연
  • 곽진성 기자
  • 승인 2010.03.08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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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학교에서 진행된 금괴탐사의 진실

▲ 금괴 탐사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는 아치섬

 도심 속 일본군이 묻어둔 금괴를 찾아라! 무슨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얘기냐구요? 영화 속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대학에서도 금괴 탐사를 한 적이 있었죠.

 "금괴요? 처음 듣는 이야긴데요?", "있었으면 제가 먼저 파갔을껄요?" 해양대 금괴에 관한 질문에 학생들의 반응이었습니다. 이렇듯 학생들은 해양대 금괴에 대해 생소한 듯 대답 했는데요.

 한국 해양대학교가 위치한 아치섬! 이 아치섬이 보물섬이 될 뻔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됩니다!

 2006년 전국적으로 보물찾기 열풍이 분 적이 있었습니다. 전국을 보물찾기로 떠들썩하게 했던 보물의 주인은 바로 세계 2차 대전 당시 일본군 사령관이었던 야마시타 도모유키. 이른바 `야마시타 보물'로 알려진 보물들은 일본군 사령관 야마시타 도모유키가 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전역에서 약탈한 금괴, 문화재, 보석 등을 한반도 여러 곳에 숨겨놨다는 설이었죠. 이런 근거 없는 소문들은 입에서 입을 통해 여러 보물 사냥꾼들의 귀로 흘러 들어갔습니다. 보물 사냥꾼들은 옛 일본군의 병참기지나 우리나라 보물들을 약탈해 일본으로 가져가던 보물선들의 주요 항로를 탐사하기 시작했죠. 우리학교도 이 보물찾기 열풍에서 예외일수는 없었습니다.

 2006년 11월 어느날 학교로 한 사람이 찾아왔습니다. 학교에 찾아온 사람은 다름 아닌 아시아보물탐사단의 단장이었던 윤 모씨. 윤씨는 학교 측에 아치섬에 시가 16억에 해당하는 금괴 100㎏가량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금괴 탐사를 허락해 줄 것을 요청했고 금괴가 발견된다면 일정액을 학교 측에 기부하기로 하고 탐사를 시작했습니다. 학교 측에서 요구를 승인하자 곧바로 아시아보물탐사단은 포클레인 2대를 동원하여 학교 뒷산 한쪽을 파헤치기 시작했습니다. 탐사가 시작되고 10m가량의 땅을 파헤쳤지만 탐사결과 탐사단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고 결국 탐사단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습니다. 아시아보물탐사단은 우리대학 뿐만 아니라 금정산, 제주도 등 다른 곳에서도 열띤 탐사활동을 펼쳤지만 이 또한 결국 아무 결과도 얻지 못하고 끝나고 말았죠.

 그로부터 3년여의 시간이 지나 해양대 금괴 발굴사건이 잊혀질 때 즈음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서 아시아보물탐사단의 윤모씨를 불구속 입건하는 일이 발생 했습니다. 죄라곤 보물찾기에 열중한 죄 밖에 없는 윤 단장이 불구속 입건된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윤 단장의 사기 혐의였습니다. 윤 단장은 탐사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 제주도, 신진도, 해양대 뒷산 등에서 금괴가 발견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으로 금괴탐사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처럼 속여 사업가 임씨로부터 수억원에 이르는 돈을 뜯어냈기 때문이죠. 윤씨의 검거로 인해 해양대 금괴 발굴사건도 결국엔 한 사람의 사기극으로 끝이 나고 말았답니다.

 윤씨와 같은 비극적인 결말에도 불구하고 세상에는 아직도 보물을 쫓아 이곳저곳을 탐사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들은 일확천금의 꿈을 쫓는 사람이라고 비아냥대지만 보물 사냥꾼들은 보물이 어딘가에 있을 것이라는 그들만의 확실한 신념과, 역사의 진실을 밝힌다는 자그마한 소명을 가지고 지금 이 순간에도 삽질을 계속하고 있겠죠? 눈에 보이는 보물만 쫓을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 있는 진정한 보물들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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