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축제, 우리 손으로 만들자
우리의 축제, 우리 손으로 만들자
  • 박수정 기자
  • 승인 2010.06.04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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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의 의미를 다시 찾자

 "늘 똑같은 레파토리의 부대행사 때문에 이번 축제에 흥미를 느낄 수가 없었어요"라고 정근후(건축공학과·09)학생은 축제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적도제'가 지난 5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렸지만 학생들의 참여는 저조했다. 이는 올해 축제에서도 포크댄스, 원색의 향연, 장기자랑, 동아리 공연 등 매년 하는 행사들로 그쳐 학생들의 관심을 크게 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흔히들 대학 축제를 `대동제'라 부르는데, 이는 대동제가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축제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 대학의 축제만 하더라도 아직 대동제라는 의미에 부합할 수 있는 축제로써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실제로 학생들은 각 단과별로 또는 각 과별로 따로 수업을 하기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 만나서 교류하고 함께 어울릴 기회가 없다.

 그래서인지 4년이 넘는 대학생활을 하더라도 아는이라곤 고작 같은 과 학생에 그치기 마련이다.

 이럴수록 `축제'라는 장을 통해 함께 어울릴 법도 한데 왜 참여는 이리도 낮은 것인지 아쉬움이 남았다. 그래서 학생들이 바라 본 이번 축제에 대해 알아보았다.

 신대성(조선기자재공학부·06)학생은 "우리대학은 해양 분야로 특성화 된 대학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만의 뚜렷한 색깔이 없는 것 같다"며 "너무 식상한 프로그램만을 진행하기보단 색다른 방안을 모색하는게 많은 학생의 참여를 위해 좋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그럼 여기서 말한 `색다른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신대성 학생은 "평소에는 우리 학교에 있는 배조차 학생들이 타기 힘든데 축제 때라도 배를 활용하는 게 어떻겠느냐"며 "최대한 해양의 특성을 살린 축제를 만들어 좀 더 유익한 시간이 되도록 했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한 사례로 성신여자대학교에선 여성문제, 인권침해문제 등 여러 가지 사회의 문제점에 대해 연극을 하거나 노래를 부르는 등 대안축제를 마련하기도 했었다. 이처럼 어떤 계획을 하는냐에 따라 소비적인 축제가 아닌 여러 사람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줄 수 있는 유익한 축제가 될 수도 있다.

 학생들은 대학 축제가 좀 더 신선하고 모두가 관심을 가질 수 있을 만큼 특별하길 원한다. 또한 모든 행사에 있어 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세심한 관리를 필요로 한다.

 단지 틀에 맞춰진 프로그램으로 형식적인 축제를 진행한다면 앞으로 학생들의 참여는 더욱 더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대학 축제를 `수업을 하지 않는 날', `주점에서 먹고 즐기는 날'이란 생각으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 예전의 축제문화가 그러하였듯이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도록 많은 참여와 관심으로 우리 스스로 축제문화를 바꿔야 할 것이다.

 자신이 귀찮아했던 것들로 인해 오히려 우리 스스로가 모두의 축제를 망치고 있지는 않는 지 좀 더 넓은 의미의 상리공생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시점이다. 그래서 다가오는 10월, `아치제'는 우리가 만들어가는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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