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버스, 이대로 괜찮을까?
학교버스, 이대로 괜찮을까?
  • 서채연 기자
  • 승인 2023.06.06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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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우리대학은 영도구 조도에 자리 잡고 있어 방파제로 이어진 길 하나로 학교에 들어갈 수 있다. 또한 섬이라는 지리적 한계와 영도의 경우 부산 16개 구ㆍ군 중 유일하게 도시철도가 없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특성이 있다. 이에 학교 측에서 자체적으로 버스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대학 학교 버스 <사진=서채연 기자>

_우리대학 학우들에게 학교버스는 학교로 오가기 위한 핵심 수단 중 하나지만, “매일 아침마다 많은 인원 때문에 버스를 탈 수 없다”, “이용하는 노선이 너무 적다” 등 학교버스 이용에 대한 학우들의 각종 불만이 우리대학 익명 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 지속해 나타나고 있다.

 

학교버스 운행 상황은?

_현재 우리대학이 운행하는 버스는 학교버스 3대로, 업체와 계약한 셔틀버스 2대를 추가로 운행하고 있다. 학교버스는 크게 대연과 남포를 순환하며, 대연은 (학교 출발 기준) ▲7시 ▲9시 ▲11시 ▲14시 ▲16시 ▲18시로 하루 6회, 남포는 18시 운영 셔틀버스 1회, 학교버스 1회로 2회 추가된 7회로 운행된다. 출근 시간인 7시에는 추가로 ▲장전동 ▲서면 ▲연산동에서 학교로 이동하는 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학교버스 운행 현황 <사진=서채연 기자>

_최근, 퇴근 시간 운행하는 학교버스에 학생들이 탑승하자 한 직원이 버스 기사에게 학생 탑승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 논란이 일었다. 이 사건 이후, 학교버스 이용 대상에 대한 정확한 안내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됐고, 본지가 총무과에 문의한 결과, 18시에 학교에서 출발하는 학교버스는 교직원뿐만 아니라 학생 또한 이용할 수 있으며, 학생과 교직원 모두 구분 없이 한 줄 서기를 하며 선착순으로 버스에 탑승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학생 또한 버스를 이용할 수 있으므로 현재 통근 버스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

▲한 줄로 학교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서채연 기자>

학교버스에 대한 학우들의 불만은?

_본지는 5월 8일부터 16일까지, 우리대학 재학생을 대상으로 학교버스 이용에 대한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71명 가운데 우리대학 학교버스 이용에 만족하지 못한 이유 중 ▲이용객 과다로 인한 승차 불가가 45.1%로 가장 많았고 ▲한정적인 버스 노선이 28.2% ▲등ㆍ하교 시간대를 고려하지 않은 버스 시간이 16.9%로 뒤를 이었다.

 

이용객이 너무 많아

_5월 27일 오전 9시 학교버스 정류장 중 하나인 경성대ㆍ부경대 역 3번 출구 부근 ‘눈사랑 안경점’ 앞은 학교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학생들로 붐볐다.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줄은 정류장으로부터 40m 이상 늘어졌다. 이날 버스를 운전한 김병현 기사(이하 김 기사)는 “평상 시보다 많은 건 아니다”며 “보통이다”라고 귀뜸했다. 대연 순환 버스를 이용하는 최현영 학우(해양체육학과ㆍ20)는 “집이 멀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학교버스를 이용하는 게 더 빨라서 타지만, 버스를 30분 이상 기다리는 것은 불편하다”며 “줄이 너무 길어 버스를 타지 못할 때는 학생들끼리 인원을 모아 택시를 타곤 하는데 불필요한 교통비가 지출돼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경성대ㆍ부경대 역 3번 출구 앞에서 학교 버스를 기다리는 줄 <사진=서채연 기자>
▲경성대ㆍ부경대 역 3번 출구 앞에서 학교 버스를 기다리는 줄 <사진=서채연 기자>]

_대연 순환 버스뿐만 아니라 남포 역시 학교로 가기 위한 줄이 길게 늘어진 것을 볼 수 있다. 남포의 경우 9시에 부산역에 정차한 후 정류장에 도착하기 때문에 입석하는 학생들이 많고, 만차 시 남포 정류장을 지나치기 때문에 학생들은 다음 순환버스를 15분을 더 기다려야 한다. 또한 남포에 위치한 정류장은 인근에 있는 고신대학교와 같은 곳에 있어 셔틀 줄을 구분하는 데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입석 승차에 휘청이는 학생 안전

_승차정원보다 탑승 인원이 많아 종종 입석이 발생해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잇따르고 있다. 도로교통법 제39조에 따르면 “모든 차의 운전자는 승차인원 등에 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안전기준을 넘어서 승차시킨 상태로 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이에 따라 시행령 제22조는 “자동차의 승차인원은 승차정원의 110% 이내”라고 정했다. 이를 어길 시 운전자는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 대상이 된다. 즉 우리대학 학교버스는 45인승이므로 49명 정원으로, 그 이상의 탑승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

_입석에 대해 총무과 이호라 캠퍼스관리팀장(이하 이 팀장)은 “우리대학은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버스 기사님께 정원이 넘으면 학생에게 탑승 여부에 관해 물어보라고 지시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총무과 소속 김 버스 기사는 “최대한 학생들의 편의를 위해 학교버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버스에서 사고가 발생할 시 보험 처리가 80% 가능하지만 그 외 20%는 버스 기사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버스 운영 횟수를 늘려주세요

_학교버스는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버스 기사는 공무원으로 구성돼 있다. 학교버스의 경우 교육부의 예산을 받아 구매했으며 교육부에서 지정한 버스 대수 이상을 소유하게 되면 불이익을 받게 된다. 우리대학 버스는 3대로, 남포, 대연을 순환하는 버스의 경우 9시부터 2대를 운행하며 1대는 학교 행사를 대비해 운행하지 않고 있다.

_대연 순환 버스를 이용하는 해양영어영문학과 2학년 A 학우는 “매일 학교버스를 타는데, 매번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길다”며 “학생들이 충분히 이용할 수 있도록 동시 운영대수를 늘리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임차 버스의 경우 8월 말까지 계약이 되어있으며 2학기에 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2학기 입찰을 대비해 예산을 추가 확보했고 학교버스 대신 임차 버스로 1대를 증편해 등, 하교 버스 순환을 보강할 예정이다”며 희소식을 전했다.

_김 기사는 “현재 학교버스 기사님이 5명이 있는데, 순환버스여서 학교에서 오전 9시에 출발하면 다시 오전 9시 50분에 학교로 들어오고, 다음 시간인 오전 11시에 출발해 쉴 시간이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팀장 역시 “버스 기사님의 경우 아침 7시 차를 운행하기 위해 아침 6시 30분 전에 출근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버스 기사의 근로 시간과 휴게 시간을 고려한다면 버스 운영 횟수를 더 추가하는 건 현재로서는 무리”라고 전했다.

_본지에서 취재한 결과, 시간대별 버스 중 가장 많은 학우가 이용하는 버스는 9시와 4시였고, 2시는 가장 버스 이용률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기사는 “현재는 2시 버스가 가장 사람이 없고 그 시간에는 10명도 안 태울 때도 많다”고 설명했다. 해양과학기술융합대학 소속 B 학우는 “아침 9시 수업이 있을 때는 학교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며 “등, 하교 시간을 고려해 학교버스를 운영하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_그러나 버스 시간을 변경하는 것 또한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 팀장은 “버스 운영 횟수를 변경하게 되면 현재 이용하는 학생들을 만족시키기 힘들 것”이라며 “학내 의견이 다수라면 변경할 수 있지만 아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버스 노선 추가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

_사하, 사상 등 서부산에 거주하는 학생들은 학교버스를 이용하지 못해 평균 통학 시간이 2시간 가까이 길어져 피로감을 겪는다. 이에 대해 이 팀장은 “한정된 인력과 예산으로는 버스 승차 수요를 모두 충족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현재로서는 남포, 대연 중 노선을 변경해 운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대학이 지리적으로 취약한 부분을 알고 있기 때문에 현재 학내 버스는 남포역, 중앙역 등과 같이 주요 지하철 역 앞에서 정차하게 해 많은 학생의 수요를 맞출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_학교버스 운영 방안에 대해 학교 측은 향후에도 계속해서 학우들과 소통하며 이들의 불편 사항을 개선할 의지를 밝혔다. 이 팀장은 “학생회나 신문고뿐만 아니라 학교 홈페이지에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을 이용해 학내 의견을 전달해 주면 적극 검토해서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전했다.

_김 기사는 “학교버스의 경우 존재하는지조차 모르는 학생이 많은 게 현실”이라며 “학교버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음에도 학생들이 남포행 학교버스를 타지 않고 190번을 타 돈을 지출할 때마다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학생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 되는 것은 학교의 적극적인 홍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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