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흡연에 쏟아지는 불만, 대학과 학우들의 노력 필요해
교내 흡연에 쏟아지는 불만, 대학과 학우들의 노력 필요해
  • 최세이 기자
  • 승인 2023.06.06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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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금연구역에 떨어진 담배꽁초, 하루에도 수없이 간접흡연을 하는 비흡연자, 흡연구역을 찾아 오랜 걸음을 옮기는 흡연자까지. 교내 흡연을 둘러싼 불만은 오래 전부터,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지정된 20개소의 흡연구역

_국민건강증진법 제9조(금연을 위한 조치) 4항에 의해 대학 교사 전 구역이 금연구역이나 우리대학은 흡연자의 흡연권을 보장하기 위해 학내 20개소의 흡연구역을 지정 및 운영하고 있다. 

▲ 교내 지정된 20개소의 흡연구역과 승선생활관 내 흡연구역 <제공=해양벤처진흥센터>
▲ 교내 지정된 20개소의 흡연구역과 승선생활관 내 흡연구역 <제공=해양벤처진흥센터>

 

_흡연구역은 흡연자의 수요가 있는 구역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내부 의견 수렴을 통해 지정 장소를 발의하면 우리대학 캠퍼스기획위원회에서 심의를 거쳐 구역을 확정 짓는 과정으로 지정된다. 이어 구역이 확정되면 흡연구역을 알리는 표지를 부착한다. 흡연이 가능한 범위는 이 표지로부터 반경 3m 이내다. 

 

금연구역인데도 퍼지는 담배 연기

_흡연구역이 지정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내 흡연에 관한 불만은 끊임없이 제기된다. 학우들은 ▲어울림관 건물 앞 어울림쉼터 ▲현담라운지 건물 주변 ▲해사대학관 옥상 ▲해양과학기술관 건물 뒤 방파제 등 금연구역에서 이뤄지는 흡연에 대해 꾸준히 불만을 토로했다. 지난 4월, 우리대학 온라인 커뮤니티(에브리타임)에는 “어울림관 앞은 금연구역”이라며 “제발 흡연을 자제해달라”는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실제로 어울림관 앞 어울림쉼터에 금연 구역 스티커와 공학 1관 뒤편 흡연구역을 이용하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곳곳에 담배꽁초가 떨어져있는 것이 확인됐다.

▲ 어울림관 앞 정자에 떨어진 담배꽁초 &lt;사진=최세이 기자&gt;
▲ 어울림관 앞 정자에 떨어진 담배꽁초 <사진=최세이 기자>

_어울림쉼터에 이어 현담라운지 주변도 문제가 됐다. 해사대학 A 학우는 “현담라운지 인근에 흡연장이 있는데, 왜 비흡연자들이 지나다니는 곳에서 흡연을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현담라운지 건물을 관리하는 해양인문사회과학대학(이하 해인사대) 행정실 측에서 건물 벽 여러 곳에 금연구역 안내판과 지정된 흡연구역을 알리는 지도를 붙이고 있으나 이마저도 제대로 된 역할을 못 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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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연구역 안내판이 붙은 현담라운지 건물 주변 기둥 <사진=최세이 기자>

_금연구역 안내판에는 ’흡연 시 1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는 문구가 쓰여있다. 그러나 해인사대 행정실 측은 이에 “실질적으로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총무과 측에서도 금연구역에서의 흡연은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과태료 대상에 해당하지만,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일 뿐, 실제로 대학은 학생들에게 과태료 단속 및 현장 단속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과태료 이외에도 해당 구역에서 이뤄지는 흡연에 대해 따로 제재나 단속은 가해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대학이 금연구역에서의 흡연을 막을 방법은 해당 구역이 금연구역임을 알리는 것 말고는 없다. 

_해인사대 행정실 측은 제재나 단속을 할 수는 없지만 현담라운지 건물 주변이 금연구역임을 알리기 위해 대학 차원에서 다양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음을 알렸다. 그는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에 해당 금연구역 홍보를 요청했으며 현담라운지 건물 벽에 금연구역 안내 및 흡연 금지 현수막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학내 구성원들의 올바른 흡연을 위해 학관 내 게시판, 학생회 게시판 등에 흡연구역 이용 안내문을 게시하고, 행정실 직원들에게도 주의를 당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흡연구역, 너무 가깝거나 멀어요

_본지는 5월 8일부터 5월 16일까지 본교 재학생을 대상으로 교내 기존 흡연구역과 관련한 불만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응답한 268명 가운데, 40.6%가 “불만 사항이 없다”고 밝혔고, 36.5%가 “불만족”, 22.6%가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양한 점들이 불만족의 이유로 설명됐으나 그중 “기존 흡연구역의 위치”를 꼽은 학우들이 가장 많았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B 학우는 “비흡연자도 다니는 자리에 떡하니 흡연구역이 있어 불쾌하다”고 말했다. 이어 C 학우는 “어떤 흡연구역이든 인도 옆에 있어 학교에 수업을 들으러 가는 건지, 간접흡연을 하러 가는 건지 모르겠다”며 “제발 개선해달라”고 호소했다. 

_위치로 가장 큰 문제가 된 곳은 아라관 입구에 위치한 ‘대강당 옆 쉼터’ 흡연구역이다. 아라관에 거주하는 학우들의 통행로에 위치해 비흡연자 학우들은 기숙사에서 나오자마자 간접흡연을 할 수밖에 없다. 아라관에 거주하는 D 학우는 “아라관 1층 남자 기숙사와 여자 기숙사에서 나오는 경우 흡연구역 바로 옆을 지나가야 한다”며 “냄새로 인해 고통 받은 적이 수없이 많다”고 해당 흡연구역의 개선을 요구했다. 이에 흡연자 학우들도 불편함을 호소했다. 해당 흡연구역을 자주 이용하는 이준서(해양스포츠과학과, 23) 학우는 “흡연구역이 기숙사 바로 앞에 있다 보니 비흡연자 학우들의 눈치가 보인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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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강당 옆 쉼터” 흡연구역에서 본 학생생활관 아라관의 모습 <사진=최세이 기자>

_’대강당 옆 쉼터’ 흡연구역 외에도 ▲누리관 앞 공터 ▲ 해과기대 뒤 출구 흡연구역 등 건물과 너무 가까워 문제 되는 장소들이 있다. ‘누리관 앞 공터’ 흡연구역의 경우 기숙사 바로 앞에 위치하기 때문에 학우들이 불만을 토로한다. ‘해과기대 뒤 출구’ 흡연구역의 경우 해양과학기술관 건물 바로 뒤에 위치하여 강의실 안으로 담배 연기가 들어온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그 때문에 해당 흡연구역이 아닌 해양과학기술관 뒤 방파제(금연구역)에서의 흡연도 종종 이뤄지고 있다. 

▲ “누리관 앞 공터” 흡연구역의 모습 &lt;사진=서채연 기자&gt;
▲ “누리관 앞 공터” 흡연구역의 모습 <사진=서채연 기자>

_반대로 ‘공대 1관 뒤편’ 흡연구역은 너무 멀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현재 도서관 증축 공사로 인해 ▲도서관 후문 파고라 ▲미디어홀 옆 정자 흡연구역이 폐쇄됐다. 증축 공사는 2025년 1월에 완료될 예정으로, 도서관을 이용하는 흡연자 학우들은 공사가 끝날 때까지 도서관과 그나마 가까운 ‘공대 1관 뒤편’ 흡연구역을 사용해야 한다. 어울림관을 이용하는 학우들 또한 어울림관 주변에 따로 지정된 흡연구역이 없기 때문에 흡연을 하기 위해 ‘공대 1관 뒤편’으로 이동하고 있으나 공대 1관까지 거리가 있어 여러 차례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_총무과 측은 학생들의 이의가 제기된 장소에 대해 해당 부서와 적절한 위치 이동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양과학기술관 뒤 출구’의 경우 현재 총무과와 시설과, 해양과학기술융합대학에서 위치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바닷가 쪽으로 흡연부스를 설치해, 흡연구역을 재지정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또한 총무과는 “도서관 증축 공사로 인한 불편함을 인지하고, 흡연권을 보장하기 위해 적당한 장소를 지정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검토되고 있는 곳은 어울림관과 공대 1관 사이에 위치한 자전거 거치 구역이다. 학우들이 이용하지 않는 방치된 구역이고, 잔디로 인한 흡연 화재 우려가 없으며, 학관이 흡연의 영향을 받지 않아 흡연권을 보장하기 위한 최적의 장소로 선정됐다. 

 

흡연부스 설치는 재정상 어려워

_위치에 이어 기존 흡연구역의 개방형 방식과 환경 상태 또한 문제점으로 언급됐다. 우리대학은 자연 환기가 가능하도록 실외로 흡연구역을 지정하고 있으나, 바람이 많이 부는 아치캠퍼스 특성상 개방된 흡연구역은 비흡연자 학우들에게 간접흡연 피해를 일으킬 수밖에 없다. 흡연자 이준서(해양스포츠과학과, 23) 학우는 “개방형 흡연장에 바람이 심하게 불어 담배 연기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으로 자주 넘어간다”며 폐쇄형 흡연부스를 설치해 달라고 요구했다. 부스를 통해 담배를 피울 때 바람으로 인해 불이 꺼지는 것을 막고, 연기가 퍼져 통행하는 학우들이 힘들어할 일도 없다는 입장이다. 

_현재 우리대학 흡연부스는 ▲산학허브관 뒤 ▲승선생활관 경비실 옆 총 2곳에 위치해 있다. 그러나 예산상의 문제로 인해 흡연부스를 추가 설치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흡연부스는 설치하게 될 시 1실당 약 800만 원 상당의 비용이 수반된다. 시설과는 “막대한 예산이 들어 학내 20개소에 전부 흡연부스를 설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해과기대 뒤 출구” 흡연구역에 대해서도 “아직 부스 설치까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예산 문제와 더불어 위치 선정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이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학내 구성원 모두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총무과는 “예산 확보 및 의견 수렴이 확정되고 나면 해당 부서와 협의하여 부스 설치를 진행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더러운 흡연구역, 학우들의 노력도 필요해

▲ 흡연구역 항아리 재떨이 안에 가득한 쓰레기 &lt;사진=최세이 기자&gt;
▲ 흡연구역 항아리 재떨이 안에 가득한 쓰레기 <사진=최세이 기자>

_항아리 재떨이 옆에 쓰레기통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안에 쓰레기가 가득하다. 어떤 흡연구역은 쓰레기통마저 없어 재떨이 안에 쓰레기를 버리는 학우들이 많다. 설문조사에 응답한 일부 학우들은 ▲”흡연장과 흡연부스 주변이 너무 더럽다” ▲”흡연자들이 침을 뱉은 땅을 밟게 되는 것이 불쾌하다”고 흡연구역의 위생 상태에 대해 불만을 호소했다. 

_흡연구역 관리는 우리대학 미화부 담당이다. 그러나 학우들의 노력 없이는 흡연구역의 환경 상태 문제가 해결될 수 없다. 총무과도 쓰레기 문제에 대해 고충을 겪고 있음을 전하면서 “모두의 공간이니 서로의 쾌적함을 위해 학생들이 흡연구역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흡연구역의 환경 상태는 총무과에서 집중적으로 정비 및 점검을 통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무4day, 흡연도 아무런 문제 없이 무사하게

_매월 4일은 안전 점검의 날이다. 우리대학은 무4데이를 지정하여, 안전 점검의 날마다 각각의 대학 부서와 집중점검팀이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에 대한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건물 옥상에서의 금연구역을 점검하며 항아리 재떨이, 담배꽁초 등 금연구역에 불필요한 물품들을 제거했다. 흡연으로 인한 화재 사고가 교내에서 빈번히 이루어지는 만큼, 대학 차원에서 금연 및 흡연구역으로의 관심과 개선을 위한 노력이 끊임없이 요구된다. 그러나 총무과는 “점검은 일시적으로 진행되고, 학생들은 너무 많다”며 관리가 제대로 안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털어놨다. 이에 학우들 개개인의 노력도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D 학우는 “학우들이 흡연구역에서 많이 벗어난 공간에서 흡연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흡연구역과 흡연구역이 아닌 곳을 나누는 경계선이 정확하지 않기 때문에 모두 주의해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무런 문제 없이 무사하게 흡연이 이루어지기 위해 대학과 학우 모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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