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속취재] 취재 후, 그 모습은
[후속취재] 취재 후, 그 모습은
  • 최세이 기자
  • 승인 2023.10.08 17: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_그동안 신문사를 거쳐 간 수많은 기획 기사들과 취재들. 그러나 후속보도의 부재로 기획기사가 단발성에 그친다는 지적에 본지는 보도한 기사들의 현황을 점검했다. 

 

< 311호. 빛나는 대학과 얼룩진 노동 >

얼룩진 노동, 이젠 빛나는 노동으로

_2016년 당시, 점심을 먹기 위한 그들의 쉼터는 ▲벌레 ▲쥐 ▲뱀이 들어왔다. 사람이 서기 어려울 정도의 협소하고 낡은 공간은 덤이었다. 우리대학 환경미화원의 얼룩진 근무 환경이 세상에 드러난 지 벌써 7년이 흘렀다. 본지는 그곳을 다시 한번 찾아갔다. 

 

이제는 내 방 같은 휴게실

▲2023년 현재, 해사대학관 휴게실로 자리 잡은 새로운 공간이다. 사진=최세이 기자
▲2023년 현재, 해사대학관 휴게실로 자리 잡은 새로운 공간이다. <사진=최세이 기자>

_기존 해사대학관 내 환경미화원 휴게실은 건물 양쪽 끝 계단 밑에 위치했다. 사람이 서기 어려울 정도로 천장이 낮고, 계단을 지나다니는 발소리가 고스란히 내부로 들어왔던 그 공간은 이제 문 앞에 ‘미화원 휴게실’ 표지판이 붙은 해사대학관 M101호로 바뀌었다. 내부는 ▲컴퓨터 ▲에어컨 ▲냉장고 ▲정수기 ▲옷장 ▲난방 장판 및 난방 시설 등이 구비됐다. 해사대학관 청소를 담당하는 김경아 씨, 서성심 씨를 포함한 4명은 이곳에서 끼니를 해결하고 휴식을 취한다. 서성심 씨는 “2018년 3월에 우리는 모두 학교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며 “이전에 요구사항이 많았던 이유는 우리가 용역업체에서 고용된 노동자였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이제 학관 내 환경미화원은 전부 정규직이다. 

▲현재 해사대학관 휴게실 내부의 전체적인 모습이다. 사진=최세이 기자
▲현재 해사대학관 휴게실 내부의 전체적인 모습이다. <사진=최세이 기자>
▲기존 해사대학관 휴게실이었던 계단 밑 공간은 청소 도구를 비치하거나 빨래를 널어 두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사진=최세이 기자
▲기존 해사대학관 휴게실이었던 계단 밑 공간은 청소 도구를 비치하거나 빨래를 널어 두는 용도로 쓰이고 있다. <사진=최세이 기자>

 _공대1호관에 위치한 미화원 대기실은 해당 건물 청소 담당자인 이정옥 씨, 유옥자 씨를 포함한 4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곳도 해사대학관 휴게실과 마찬가지로 「한국해양대학교 청소근로자 휴게시설 설치 가이드」에 의거한 휴게실 배치 및 구성 규정을 따른다. ▲여름철 26 ~ 28℃ ▲겨울철 18 ~ 20℃를 유지하기 위해 냉난방 시설이 구비되어 있는 것은 물론, ▲습도 ▲청정도 ▲소음의 일정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차음성능 구조, 환기장치 및 창문 등이 존재한다. ▲수납 가구 ▲소파 또는 의자 ▲냉장고 및 정수기 등의 설비가 이루어진 것은 당연하다. 

▲공대1호관 미화원 대기실 내부 모습이다. 이제 휴게실 내부엔 평상복과 작업복을 구분할 수 있는 옷장이 자리 잡고 있다. 사진=최세이 기자
▲공대1호관 미화원 대기실 내부 모습이다. 이제 휴게실 내부엔 평상복과 작업복을 구분할 수 있는 옷장이 자리 잡고 있다. <사진=최세이 기자>

 

처우 개선을 위한 노력, 총무과에서는 아직 진행 중

_2016년 당시 존재하지 않았던 위생시설도 환경미화원을 위해 설치됐다. 세탁 시설은 건물마다 비치됐고, 샤워 시설은 ▲체육관 ▲해사대학관 ▲국제교류협력관 ▲산학허브관 ▲신축 학생회관 총 5곳에 설치됐다. 캠퍼스안전관리팀 김균해 팀장(이하 김 팀장)은 “샤워 시설 추가에 관해서는 환경 미화원 선생님들의 개선 요구가 있다면 논의해 볼 예정”이라며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 서성심 씨는 “샤워 공간이 좁아 순서대로 이용해야 하는 점이 조금 더 개선됐으면 좋겠지만, 샤워 시설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전했다. 

_총무과에서는 환경미화원 처우 개선을 위해 안전 교육 및 건강 관리를 집중적으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김 팀장은 “현장직이다 보니 직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며 “자체적으로 또는 강사를 초빙해서 매월 2시간씩 안전 및 보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뿐만 아니라 보건 관리자를 지정하여 정기적으로 진단과 면담을 하고, 건강에 문제가 있는 환경미화원을 집중 관리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되어 있다. 현장에서 청소할 때 필요한 물품 및 안전 보호 장비(안전화, 코팅 장갑 등)를 매년 주기적으로 1~2회씩 수요조사 후에 구매하여 지급하기도 한다. 김 팀장은 “환경 미화원 선생님들이 안전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항상 ‘어떻게 하면 좋은 근무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다”고 털어놨다. 

 

“이제 대학에 원하는 건 없어요”

_그들이 이제 대학에 바라는 것은 ‘없다.’ 올해로 입사한 지 3년 차가 되어가는 이정옥 씨는 “옛날엔 냉장고나 정수기 등을 미화원들 개별적으로 구매해서 쓰고는 했다”며 “이젠 학교에서 지원이 다 되어 근무 환경 부분에서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이정옥 씨는 오히려 대학에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날이 더울 때, 에어컨 쓴다고 뭐라고 하시지도 않고 개선을 요구하면 잘 들어 주시니 무리한 요구는 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한편 유옥자 씨는 “정규직이 된 후 대하시는 분들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점을 언급했다. 덧붙여 “이젠 교수님들과 농담을 하고, 서로 걱정도 해주는 사이”라며 웃음 지었다. 

 

“오죽하면 우리 사이에 ‘한 번 들어오면 쫓아내지 않는 이상 절대 안 나간다는 그곳이 바로 해양대학’ 이라는 말이 있을까요. 이제 대학 본부에 바라는 건 없어요.”

 

 

< 331호. 교내 흡연에 쏟아지는 불만, 대학과 학우들의 노력 필요해 >

“흡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 지속된 민원에 개선 시작해

_지난 학기, 본지는 대강당 옆 흡연구역이 인근 기숙사 ‘아라관’과 너무 가깝다는 점과 도서관 증축 공사로 인해 폐쇄된 흡연구역의 대체 구역인 ‘공대 1관 뒤편’ 흡연구역이 도서관, 어울림관 사용 흡연자들에게 너무 멀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신문이 발행된 후에도 지속된 민원에 관생자치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관생위)와 총무과에서 개선을 위한 첫 발걸음을 옮겼다. 

 

가장 큰 문제였던 아라관 앞 흡연구역 폐쇄돼

▲아라관 앞 흡연 구역이 폐쇄됐다. 제공=관생자치위원회 비대위
▲아라관 앞 흡연 구역이 폐쇄됐다. <제공=관생자치위원회 비대위>

_7월 11일, 아라관 인근에 있는 대강당 옆 흡연구역의 폐쇄 공지가 내렸다. 당시 대체 흡연 구역으로 공동실험관 옆 공터, 반도체실험동 옆 파고라가 지정됐지만, 현재는 해양과학기술관과 아라관 사이 숲 쉼터를 신규 흡연구역으로 지정한 상태다. 총무과는 흡연구역 폐쇄 및 지정을 위해 ▲해사대학 ▲해양과학기술융합대학 ▲학생생활관 ▲학생복지과 ▲도서관 ▲시설과 관계자와 7월 3일 월요일, 부서 회의를 개최해 논의를 진행했다. 논의 결과, 대강당 옆 흡연구역은 “아라관 학생 민원에 따른 해제”를 사유로 폐쇄됐다. 

 

_대강당 옆 흡연구역의 폐쇄는 관생위의 공이 컸다. 관생위는 “2022년부터 2023년 1학기까지 실시한 관생 만족도 조사에서 기숙사 흡연 부스 설치에 관한 의견이 많아 내부 회의와 흡연 부스 설치에 관한 건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내부 회의 결과, 그들은 대강당 옆 흡연구역이 생활관 출입문과의 거리가 매우 가깝고, 흡연구역의 이용이 관생에만 국한되지 않아 그에 따르는 피해가 막심하다고 판단해 대학과 학생생활관 행정실에 개선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결국 2학기 생활관 입사일에 맞추어 흡연구역 이전 공지 및 기존 흡연 구역 폐쇄가 완료됐다. 관생위는 “과거에 파고라 등의 시설을 설치했으나 관리 부실 등의 이유로 이용하는 인구가 적고, 지리적 접근성이 용이한 ‘숲 쉼터’ 환경을 개선하고 간단한 이전 작업을 거쳐 신규 흡연구역이 완성됐다”고 전했다. 김 팀장 또한 “신규 지정 흡연구역에 대한 흡연구역 안내판과 소화기 설치가 완료된 후 흡연구역 지정 해제 및 신규 지정 알림을 전 부서에 공지한 상태”라고 밝혔다. 

 

금연 구역이 된 해양과학기술관 후문, 관리도 적극적으로

_대강당 옆 흡연구역의 폐쇄에 이어 해양과학기술관 후문 또한 “연구 실험실 및 강의실 민원에 따른 해제”를 사유로 폐쇄됐다. 본지가 취재했던 흡연부스 설치 계획은 지금으로서는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해 실현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젠 이곳을 이용하던 흡연자들도 해양과학기술관과 아라관 사이 숲 쉼터에 위치한 흡연구역을 사용해야 한다. 

▲ 학내 흡연구역 현황 제공=총무과
▲ 학내 흡연구역 현황 <제공=총무과>
▲해양과학기술관 후문 흡연구역에 금연 구역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최세이 기자
▲해양과학기술관 후문 흡연구역에 금연 구역임을 알리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사진=최세이 기자>

_폐쇄된 해당 흡연구역은 현재 금연 구역임을 알리는 현수막을 설치해 놓은 상태다. 현수막에는 적발 1회 시 주의 조치, 2회 이상 시 ▲장학 ▲취업 ▲기숙사 추천 부문에서 불이익을 받는다고 적혀 있다. 이는 해양과학기술융합대학 행정실 측에서 학부 과장, 학장 등이 내부 회의를 진행해 금연 구역에서의 흡연을 막는 목적으로 마련한 제재 방안이다. 총무과는 “흡연구역 지정 해제를 했는데도 그곳에서 자주 흡연하는 학생들이 있었다”며 “해당 건물 행정실 측에서 적극 관리를 진행한 덕분에 지금은 흡연자도 없고, 환경 상태도 아주 깨끗한 상태”라고 밝혔다. 

 

흡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_이번 신규 흡연구역 지정 기준은 하나, “피해의 최소화”였다. 김 팀장은 “우리대학이 좁아 흡연구역으로 새롭게 지정할 만한 곳이 많지 않으나, 적극적으로 사전 조사를 진행해 흡연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장소 두 곳을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흡연하는 학내 구성원들이 침을 뱉고 담배꽁초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것은 우리도 보기 힘들다”며 “교직원을 포함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_관생위 또한 관생들의 흡연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정기 점검 시마다 관생들에게 관내 흡연 금지에 관련된 공지를 전파하고 있다”며 “각 층 및 라인별로 자치위원과 24시간 연락이 가능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의 소통의 창구를 마련하고 운영해 흡연 등 각종 민원이 제기되었을 때 실시간 대응이 가능하도록 조치한다”고 밝혔다.

_2024년부터는 학생생활관 호실에 룸메이트의 흡연 또는 비흡연 여부가 반영되어 설정될 예정이다. 관생위 측에서는 “룸메이트의 흡연 관련 민원이 많이 제기되어 이를 반영해 최초 기숙사를 신청할 때, 흡연 여부를 선택하게 해 학생생활관 행정실에서 호실 배정 시 참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학생생활관은 관생들에게 집과 같은 곳이다. 흡연자와 비흡연자 학우 모두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기숙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로 간의 상호 존중과 이해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_한편, 이번 흡연구역의 폐쇄 및 지정에 불만을 표하는 기존 흡연구역 이용자들도 있다. 총무과는 그들에게 신규 지정한 흡연구역을 활용하길 부탁했다. 총무과는 “거리상 멀지 않고, 흡연자들의 비흡연자들을 위한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며 건물 인근에 흡연구역을 설치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